장애인도 함께하는 국제영화제를 만들자
[블로그] 작은 변화만으로도 충분히 함께 영화제 즐길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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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되자 올 한해 치러질 국제영화제 조직위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봄이 왔다는 걸 알려주기나 하듯 국제영화제의 시작을 알리는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대학생 홍보요원을 모집하는 한편 ‘피치&캐치’ 출품작 모집에 나섰고, 이어 열리는 전주국제영화제는 이미 공식 포스터를 공개했습니다.
저에게 영화제는 그 누구보다 좋은 스승이자 가이드가 돼 줬습니다. 수많은 작품들 중에서 내가 초이스 한 영화를 보며 전율을 느끼는 그 순간이란! 저처럼 이 맛에 중독된 분들이라면 이미 영화제는 영화제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게 됩니다.
장애인계에서 활동한 이후로는 자연스럽게 장애를 소재로 하거나 장애인이 등장하는 영화를 먼저 찾곤 하죠. 동정과 시혜, 장애를 팔아 ‘동정표’나 얻으려는 작품들에 치이다 (국내에서는 접하기 힘든) 의미 있는 작품을 보고나면 재충전이 되는 듯한 느낌까지 받곤 하는데, 문제는 장애가 있는 분들과 함께하는 영화제 나들이가 참으로 험난하다는 사실입니다.
사실 셀 수 없는 차별에 시달리다보니 영화제에서 겪는 차별도 ‘그려려니’하고 넘길 수 있습니다만 그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 의견을 내거나 항의를 해도 몇 년째 듣는 이야기는 ‘내년도에는 꼭 개선하겠다’, ‘예산이 없다’ 등의 답변이었습니다.
그래도 올해는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대한 홍보도 많이 됐고, 함께 즐기려는 시민들의 의식수준도 더욱 높아졌기에 희망을 가져봅니다.
이 글은 국제영화제 조직위 측에서 ‘최소한 이것만은 지켜달라’는 요구사항을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지체장애가 있는 분을 중심으로 꼽아본 내용입니다.
▲ 전주의 한 극장. 영화관람 후 나오는 통로가 계단으로 연결돼 목발을 이용하거나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박성준 ◆ 상영관에는 들어갈 수 있게 해주세요. 네?
예전과 달리 요즘은 대부분 기성 극장을 빌려 영화제를 치르고 있어 예전보다 장애가 있는 분들의 접근성이 좋아진 것은 사실입니다. 최근 문을 열었거나 개보수를 한 극장들은 편의시설 관련법에 따라 최소 2~3석의 휠체어장애인을 위한 좌석도 마련돼 있고, 엘리베이터와 장애인화장실 등도 구비돼 있는 곳이 대부분이니 말이죠.
하지만 소형극장이나 작은 공공시설은 접근자체가 안 되는 경우가 있어 반드시 체크해야 합니다. 설치는 돼 있는데 형식적으로 만들어 실제로는 이용할 수 없는 시설물도 많고, 공간부족 등을 이유로 휠체어장애인석에 스크린 등을 설치하는 경우가 있는데 주의해야겠죠.
간혹 보면 약간의 턱이 있어 이동이 불편한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무리하게 휠체어를 들려고 하지 말고 경사로를 설치하는 방법이 가장 좋겠죠. 하지만 이 경사로 설치비용도 만만치 않죠. 경사가 심하지 않다면 경사로 대신 두꺼운 합판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일 듯싶습니다.
▲ ⓒ백수정 ◆ 메인카탈로그와 홈페이지에 설명글 써주는 게 그리 어렵나요
거동이 불편해 전동휠체어 등을 이용하는 중증장애인 상당수가 외부에 나오면 용변 보는 불편함 때문에 물을 적게 마시고, 음식섭취에 신경 쓰는 사실을 알고 계신지요.
요즘에는 전동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장애인용 화장실을 만들어놓은 건물들이 많지만 다른 용도로 활용한 경우를 자주 목격합니다. 가장 흔한 경우는 장애인화장실을 청소도구함으로 ‘용도변경’하는 일입니다. 설사 물건을 놓더라도 볼일은 볼 수 있게 치워주셔야지... 또 장애인화장실이긴 한데 휠체어가 들어갈 수 없는 황당한 구조의 화장실도 의외로 많은데, 미리 체크해 다른 곳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설명해준다면 난감한 상황은 막을 수 있지 않을까요.
이런 불편함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휠체어석 위치와 장애인용화장실, 엘리베이터 설치유무 및 위치 등을 미리 카탈로그와 홈페이지에 기재해놓는다면 극장을 찾는 장애인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리라고 봅니다. 사실 성의문제지 이런 콘텐츠를 삽입하는 게 어려운 일도 아니고, 복잡하거나 보기싫은 것도 아니잖아요. 이 작은 노력과 배려가 영화제를 찾는 장애인들에게는 많은 도움이 된다는 사실 잊지 마세요.
어떤 분은 제게 “영화제를 찾는 장애인의 수도 적은데, 굳이 이런 것까지 해야 되냐”고 말씀하시던데, 장애가 있는 분들이 이용하지 않는 게 아니라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찾지 않은 거라는 점 인식해주시길 바랍니다.
◆ 이제 수화통역은 기본!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시행되면서 공공기관 등의 행사에서는 사용자의 요청이 있을시 수화통역사 등을 의무적으로 배치해야 합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국제영화제 개폐막식에서 수화통역이 이뤄지는 모습은 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몇몇 영화제 조직위 측에 “개폐막식과 관객과의 대화시간에 수화통역사를 배치해 달라.”고 요청한 적이 있는데 ‘비용상의 이유’를 들며 개폐막식 수화통역만 진행하겠다고 약속하더니 결국 그 약속조차 지키지 않는 모습을 보며 엄청 실망한 기억이 떠오릅니다.
영어를 못하는 이들을 위해 한국어 통역이 필요한 것처럼 말을 들을 수 없는 이들을 위해 수화통역사를 배치해달라는 일이 그렇게 어렵고 부당한 일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혹자는 ‘창피하다’, ‘볼품없다’고 인식하시던데, 이제 수화통역사 배치는 트렌드이자 품격입니다. 장애가 있는 이들까지 치밀하게 생각했다는 점이 관객들에게는 친근한 이미지로 느껴질 텐데, 올해는 한번 시도해보는 게 어떨까요.
◆ 한국영화 한글자막, 이제는 권리
수화통역과 맞물려 가장 논쟁의 대상이 되는 부분이 바로 한국영화에 한글자막 삽입입니다.
영화제 특성상 수화통역을 진행할 수는 없고, 한글자막이 필요한데 한국관객을 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한글자막 삽입 안 된 영화가 대부분입니다. 몇몇 영화제에서 청각장애인을 위해 한글자막 삽입했다고 홍보하곤 하던데, 100% 가정용 디브이디까지 나온 작품을 상영하면서 한글자막 삽입했다고 말씀하십니다. 이럴 거면 아예 홍보하지 마세요.
이 한글자막 문제로 인해 인권위의 문까지 두드렸으나 비용문제 때문에 쉽게 해결되지 않더군요. 하지만 생각을 약간만 틀어 보면 외국말을 모르는 이들을 위해 한글자막을 삽입하면서 한국어를 들을 수 없는 이를 위해 한글자막을 삽입하는 않는 건 말도 안 되는 논리죠. 이에 대한 예산배정을 애초에 하지 않았다는 건 조직위 등의 인식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물론 예산문제가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 잘 압니다. 어떤 영화사에서는 자사영화에 한글자막을 삽입하면 영화를 가린다는 이유로 극구 반대한다는 이야기를 들은바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당연한 권리를 언제까지 막을 수 있을까요. 오히려 남들이 꺼려할 때 앞장서서 시도한다면 좋은 평가를 받지 않을까요?
관객들이 불편해한다는 핑계를 대는 분도 접한 적 있는데, 관객들을 대상으로 이런 평가를 시도해보셨는지 반문해보고 싶습니다. 관객들의 수준을 너무 저평가 하지 마세요. 청각장애가 있는 이들을 위한 한글자막 삽입이라면 모든 관객들이 약간의 불편은 감수하실 수 있으리라 봅니다.
◆ 잘 모르면 물어보는 게 상책
장애인이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가 바닥을 치고 있는 게 우리나라 현실이다 보니 잘 모르는 것에 대해 영화제 조직위만을 몰아세우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하지만 의지는 있는데 뭘, 어떻게, 어디까지 해야 할지에 대해 잘 모르겠다면 주변에 있는 장애인 단체의 문을 두드리세요.
장애인인권포럼에서 해마다 부산국제영화제를 모니터하고 있는 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 단체는 자체적으로 하고 있는지 지자체 등의 지원을 받아 모니터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무료로 자문해주고 체크해야 할 내용 등을 점검해줄만한 단체들도 많습니다.
대표적인 단체로는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문화센터(02-2675-8151)나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02-732-3420), 장애물없는생활환경시민연대(02-765-6835)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단순히 편의시설 점검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 자원봉사자 교육 프로그램에 ‘장애인 관객들을 위한 에티켓’ 등을 이런 단체에 의뢰해 지원받는 것도 효과적이라고 봅니다. 더 나아가 영화제 측과 제휴를 맺고 매년마다 상호 보완해 나가는 것도 의미 있는 한걸음이라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장황하게 설명했는데, 보다 구체적으로 따지고 들자면 더 많겠지만 최소한 이정도만 갖춰진다면 장애가 있는 분들도 영화관을 찾아 즐겁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요.
부디 올해부터는 이런 작업들이 ‘귀찮고 번거로운 일’이 아니라 ‘당연히 해야 할 업무리스트 중 하나’가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장애가 있는 분들을 위한 서비스 제공은 동정과 시혜가 아닌, 그렇다고 배려도 아닌 당연한 권리라는 점을 잊지 말아 주셨으면 합니다.
▲ 2010 전주국제영화제 포스터 ⓒ전주국제영화제 |
저에게 영화제는 그 누구보다 좋은 스승이자 가이드가 돼 줬습니다. 수많은 작품들 중에서 내가 초이스 한 영화를 보며 전율을 느끼는 그 순간이란! 저처럼 이 맛에 중독된 분들이라면 이미 영화제는 영화제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게 됩니다.
장애인계에서 활동한 이후로는 자연스럽게 장애를 소재로 하거나 장애인이 등장하는 영화를 먼저 찾곤 하죠. 동정과 시혜, 장애를 팔아 ‘동정표’나 얻으려는 작품들에 치이다 (국내에서는 접하기 힘든) 의미 있는 작품을 보고나면 재충전이 되는 듯한 느낌까지 받곤 하는데, 문제는 장애가 있는 분들과 함께하는 영화제 나들이가 참으로 험난하다는 사실입니다.
사실 셀 수 없는 차별에 시달리다보니 영화제에서 겪는 차별도 ‘그려려니’하고 넘길 수 있습니다만 그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 의견을 내거나 항의를 해도 몇 년째 듣는 이야기는 ‘내년도에는 꼭 개선하겠다’, ‘예산이 없다’ 등의 답변이었습니다.
그래도 올해는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대한 홍보도 많이 됐고, 함께 즐기려는 시민들의 의식수준도 더욱 높아졌기에 희망을 가져봅니다.
이 글은 국제영화제 조직위 측에서 ‘최소한 이것만은 지켜달라’는 요구사항을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지체장애가 있는 분을 중심으로 꼽아본 내용입니다.
▲ 전주의 한 극장. 영화관람 후 나오는 통로가 계단으로 연결돼 목발을 이용하거나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박성준 ◆ 상영관에는 들어갈 수 있게 해주세요. 네?
예전과 달리 요즘은 대부분 기성 극장을 빌려 영화제를 치르고 있어 예전보다 장애가 있는 분들의 접근성이 좋아진 것은 사실입니다. 최근 문을 열었거나 개보수를 한 극장들은 편의시설 관련법에 따라 최소 2~3석의 휠체어장애인을 위한 좌석도 마련돼 있고, 엘리베이터와 장애인화장실 등도 구비돼 있는 곳이 대부분이니 말이죠.
하지만 소형극장이나 작은 공공시설은 접근자체가 안 되는 경우가 있어 반드시 체크해야 합니다. 설치는 돼 있는데 형식적으로 만들어 실제로는 이용할 수 없는 시설물도 많고, 공간부족 등을 이유로 휠체어장애인석에 스크린 등을 설치하는 경우가 있는데 주의해야겠죠.
간혹 보면 약간의 턱이 있어 이동이 불편한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무리하게 휠체어를 들려고 하지 말고 경사로를 설치하는 방법이 가장 좋겠죠. 하지만 이 경사로 설치비용도 만만치 않죠. 경사가 심하지 않다면 경사로 대신 두꺼운 합판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일 듯싶습니다.
▲ ⓒ백수정 ◆ 메인카탈로그와 홈페이지에 설명글 써주는 게 그리 어렵나요
거동이 불편해 전동휠체어 등을 이용하는 중증장애인 상당수가 외부에 나오면 용변 보는 불편함 때문에 물을 적게 마시고, 음식섭취에 신경 쓰는 사실을 알고 계신지요.
요즘에는 전동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장애인용 화장실을 만들어놓은 건물들이 많지만 다른 용도로 활용한 경우를 자주 목격합니다. 가장 흔한 경우는 장애인화장실을 청소도구함으로 ‘용도변경’하는 일입니다. 설사 물건을 놓더라도 볼일은 볼 수 있게 치워주셔야지... 또 장애인화장실이긴 한데 휠체어가 들어갈 수 없는 황당한 구조의 화장실도 의외로 많은데, 미리 체크해 다른 곳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설명해준다면 난감한 상황은 막을 수 있지 않을까요.
▲ 장애인용화장실 내부. 청소용구함으로 '용도변경'돼 정작 장애인들은 이 화장실을 이용할수가 없었다. ⓒ전진호 기자 |
어떤 분은 제게 “영화제를 찾는 장애인의 수도 적은데, 굳이 이런 것까지 해야 되냐”고 말씀하시던데, 장애가 있는 분들이 이용하지 않는 게 아니라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찾지 않은 거라는 점 인식해주시길 바랍니다.
◆ 이제 수화통역은 기본!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시행되면서 공공기관 등의 행사에서는 사용자의 요청이 있을시 수화통역사 등을 의무적으로 배치해야 합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국제영화제 개폐막식에서 수화통역이 이뤄지는 모습은 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몇몇 영화제 조직위 측에 “개폐막식과 관객과의 대화시간에 수화통역사를 배치해 달라.”고 요청한 적이 있는데 ‘비용상의 이유’를 들며 개폐막식 수화통역만 진행하겠다고 약속하더니 결국 그 약속조차 지키지 않는 모습을 보며 엄청 실망한 기억이 떠오릅니다.
영어를 못하는 이들을 위해 한국어 통역이 필요한 것처럼 말을 들을 수 없는 이들을 위해 수화통역사를 배치해달라는 일이 그렇게 어렵고 부당한 일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혹자는 ‘창피하다’, ‘볼품없다’고 인식하시던데, 이제 수화통역사 배치는 트렌드이자 품격입니다. 장애가 있는 이들까지 치밀하게 생각했다는 점이 관객들에게는 친근한 이미지로 느껴질 텐데, 올해는 한번 시도해보는 게 어떨까요.
◆ 한국영화 한글자막, 이제는 권리
수화통역과 맞물려 가장 논쟁의 대상이 되는 부분이 바로 한국영화에 한글자막 삽입입니다.
영화제 특성상 수화통역을 진행할 수는 없고, 한글자막이 필요한데 한국관객을 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한글자막 삽입 안 된 영화가 대부분입니다. 몇몇 영화제에서 청각장애인을 위해 한글자막 삽입했다고 홍보하곤 하던데, 100% 가정용 디브이디까지 나온 작품을 상영하면서 한글자막 삽입했다고 말씀하십니다. 이럴 거면 아예 홍보하지 마세요.
▲ 2009 전주국제영화제 홈페이지 캡쳐 |
물론 예산문제가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 잘 압니다. 어떤 영화사에서는 자사영화에 한글자막을 삽입하면 영화를 가린다는 이유로 극구 반대한다는 이야기를 들은바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당연한 권리를 언제까지 막을 수 있을까요. 오히려 남들이 꺼려할 때 앞장서서 시도한다면 좋은 평가를 받지 않을까요?
관객들이 불편해한다는 핑계를 대는 분도 접한 적 있는데, 관객들을 대상으로 이런 평가를 시도해보셨는지 반문해보고 싶습니다. 관객들의 수준을 너무 저평가 하지 마세요. 청각장애가 있는 이들을 위한 한글자막 삽입이라면 모든 관객들이 약간의 불편은 감수하실 수 있으리라 봅니다.
◆ 잘 모르면 물어보는 게 상책
장애인이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가 바닥을 치고 있는 게 우리나라 현실이다 보니 잘 모르는 것에 대해 영화제 조직위만을 몰아세우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하지만 의지는 있는데 뭘, 어떻게, 어디까지 해야 할지에 대해 잘 모르겠다면 주변에 있는 장애인 단체의 문을 두드리세요.
장애인인권포럼에서 해마다 부산국제영화제를 모니터하고 있는 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 단체는 자체적으로 하고 있는지 지자체 등의 지원을 받아 모니터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무료로 자문해주고 체크해야 할 내용 등을 점검해줄만한 단체들도 많습니다.
대표적인 단체로는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문화센터(02-2675-8151)나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02-732-3420), 장애물없는생활환경시민연대(02-765-6835)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단순히 편의시설 점검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 자원봉사자 교육 프로그램에 ‘장애인 관객들을 위한 에티켓’ 등을 이런 단체에 의뢰해 지원받는 것도 효과적이라고 봅니다. 더 나아가 영화제 측과 제휴를 맺고 매년마다 상호 보완해 나가는 것도 의미 있는 한걸음이라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장황하게 설명했는데, 보다 구체적으로 따지고 들자면 더 많겠지만 최소한 이정도만 갖춰진다면 장애가 있는 분들도 영화관을 찾아 즐겁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요.
부디 올해부터는 이런 작업들이 ‘귀찮고 번거로운 일’이 아니라 ‘당연히 해야 할 업무리스트 중 하나’가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장애가 있는 분들을 위한 서비스 제공은 동정과 시혜가 아닌, 그렇다고 배려도 아닌 당연한 권리라는 점을 잊지 말아 주셨으면 합니다.
작성자미싱 (블로거) 016272962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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