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왜 혼자 죽어갔는가
채지민 칼럼 사진1장 편지 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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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만의 삶을 버리며, 왜 거기 홀로 남겨졌을까.
푸른 빛 창창한 주변의 벗들 뒤로 한 채,
그 잎 하나 왜 숨을 거두며 하얗게 말라버렸을까.
단풍 가득 원색(原色)을 탐내던 계절의 뒤안길에서
흩날리는 나뭇잎들 거리 풍경 뒤로 한 채
아직도 할 말 남아 있다는 듯
못 다한 미련 간직되고 있다는 듯
생명을 거둔 지 십수 일 지나버린 그 나뭇잎 하나는
낙엽조차 되지 못할 숙명으로 왜 그 자리에 매달려 있는 걸까.
그렇게 숨 거두면서도 자리에 남아야 할 이유는 무엇인지
헤아리다 돌아서는 가슴에 수많은 상념 뒤엉킨다.
아직도 눈 감지 못하는 누군가의 손짓인지
남겨진 미련과 여운 애써 견디는 누군가의 몸짓인지…….
썩어 죽은 나뭇잎 하나,
그 앞에서 인생 전체를 떠올리는 멍든 가슴 하나는
시간을 정지시키며 하염없이 멈춰 서 있게 된다.
거울을 마주대하는 느낌 하나로.
작성자채지민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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