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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3% "장애인 혐오스럽게 그려"

장애우문화센터, 장애인시청자주권 찾기 위한 토론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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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문화센터는 14일 서울 여성프라자에서 'TV속 장애와 인권을 말하다'라는 주제로 장애인시청자주권 찾기를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전진호 기자  
 
텔레비전 속 장애인의 위치는 어디까지 왔을까.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문화센터가 주최하는 ‘TV 속 장애와 인권을 말하다’라는 주제로 장애인시청자주권 찾기를 위한 토론회가 14일 서울 여성플라자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서울, 경기지역에 거주하는 10대 이상의 일반국민 5백 명(장애인 250명, 비장애인 250명)을 대상으로 ▲장애인 대상 방송프로그램 편성분야 ▲프로그램 내 장애인 묘사 ▲장애인 방송 접근권에 대한 설문조사 내용과 문화센터 장애우방송모니터단이 장애관련방송을 심층 모니터한 내용과 1년 동안 연구한 3차 장애인권방송지표에 대한 활용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사회를 맡은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신용호 소장은 “지난 7년간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장애인권적 관점에서 방송 프로그램 사례를 평가해 방송에서의 장애차별실태를 제고하고, 인권과 다양성이 보장되는 방송이 되기 위한 실천방안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오늘 자리를 마련했다.”고 토론회에 대한 의미를 설명했다.

장애인 묘사, 54.4% ‘편견이 포함돼 있다’

설문조사 내용에 따르면 ‘지상파 방송서 방영 중인 장애인 대상 프로그램의 만족도’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37.6%(188명)가 ‘보통이다’고 답했으며, ‘불만족스럽다’는 답변도 21.8%(109명)에 이르렀다.

프로그램이 불만족스러운 이유에 대해서는 ▲프로그램이 부족하고 시간대가 적절하지 않다 ▲생활에 도움이 안된다 ▲장애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동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본다 등이 꼽혔다.

이에 대한 개선방안으로는 43.8%(219명)가 ‘정보의 양을 늘려야 한다’고 답했으며, ‘편성시간대 조정’이 필요하다는 답변도 39.2%(196명)에 달했다.

장애우방송모니터단 조현대 씨는 “비장애인은 ‘편성시간대 조정’(40.4%)을 가장 많이 꼽았으나, 장애인은 ‘정보의 양을 늘려줄 것’(48.8%)을 꼽았다.”라며 “이는 많은 장애인들이 정보에 목말라하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편성량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응답자의 66.2%(331명)이 적다고 답했으며, 이중 장애인 72.8%가 편성량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또 장애인의 83.2%가 ‘앞으로 편성량을 더욱 늘려야 한다’고 응답했는데, ▲장애인들이 더 많이 시청할 수 있게(72명) ▲장애인에 대한 인식과 관심을 높이기 위해(62명) ▲비장애인들이 시청할 수 있게하기 위해(48명) 등을 편성량을 늘려야 하는 이유로 꼽았다.

방송에서의 장애인 묘사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의 54.4%인 272명이 ‘편견이 포함돼 있다’고 답변해 방송 프로그램 속 장애인의 묘사방식에 큰 문제가 있다고 느끼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인식은 장애유무를 놓고 차이를 보였는데, ‘장애인을 혐오스럽게 그리고 있다’는 질문에 장애인은 47.3%가 ‘그렇다’고 답한 반면, 비장애인의 48.6%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장애인 관련 뉴스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59.9%(131명)가 ‘사건, 사고 기사에만 편중’됐다고 지적했으며, 83.1%(182명)가 장애인 관련 정책소개 등 필요한 정보가 부족하다고 답해 장애인 관련 뉴스보도가 편중돼있다고 보고 있었다.

  ▲ 장애우방송모니터단 홍미희 씨 ⓒ전진호 기자   장애인 시청 관련법 제정돼 있지만 지켜지지 않아

장애우방송모니터단 홍미희 씨는 “양방향 TV시대에 접어들면서 시청자들의 욕구는 증대했지만, 장애인에 대한 방송주권은 아직 희박한 상황이다. 공중파 4사는 장애인을 다루더라도 동정심을 유발하는 소재가 다수이며, 이조차 심야시간대에 편성해 구색 맞추기에 불과한 실정이다.”라고 방송사가 바라보는 장애인 현실에 대해 설명했다.

「장애인복지법」제 20조에는 ‘정보에의 접근에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방송법’ 69조 7항에 ‘지상파방송사업자는 장애인 시청을 도울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며 필요한 경우 방송위 기금에서 경비의 일부를 지원받을 수 있다’고 명시돼 있으나 지켜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YMCA 어린이영상문화연구회 백수정 미디어교육팀장은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 7년간 장애우방송모니터단이 활동하면서 토론회와 모니터 보고서 자료집 등을 제작하고,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모니터링을 위해 장애인권 관점의 방송지표의 3차 지표까지 완성했다. 방송에서의 장애인 이미지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긴 하지만 미약한 변화의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어 위안을 삼는다”라며 “이런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우리 문제를 우리가 알리는 게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방송위원회에서 운영하는 ‘시청자 불만창구’를 적극 활용 ▲비판위주의 모니터 보고서에서 탈피, 좋은 프로그램시상제도 등 긍정적인 피드백 제시 ▲방송위원회의 심의위원이나 방송사 심의기구의 상위평가단위에서의 장애인 참여확대 등을 제시했다.

  undefined       ▲ 민언련 김언경 모니터부장 ⓒ전진호 기자     언론매체 상당수, 기업체 홍보기사 옮겨 쓰는 수준

민주언론시민연합 김언경 모니터부장은 언론에서 행해지는 장애인 관련 보도의 문제점을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설명했다.

김 부장은 “장애인을 다룬 기사의 수는 예년에 비해 증가했다. 하지만 대부분이 관공서나 기업체 홍보기사를 그대로 받아 옮겨 쓰는 수준이다.”라면서 “장애인을 위한 기사인지 기업체 홍보를 위해 쓴 기사인지 헛갈릴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또 김 부장은 “‘인간극장’등 다큐멘터리를 보면 굳이 장애를 드러내지 않아도 되는데 부각시키는 경우가 많다. 이런 문제에 대해 지적하면 담당자는 ‘어떻게 장애를 부각시키지 않고 그의 삶을 이야기할 수 있느냐’고 반문하는데, 이럴 때마다 미국의 방송 가이드 라인을 예를 들며 장애 보다는 그의 삶을 부각시켜달라고 말한다.”라면서 “이런 문제는 장애인 당사자 스스로 부각시키는 경우도 많은데 이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undefined       ▲ 상명대학교 김금녀 영상학부 교수 ⓒ전진호 기자     3차방송지표, UCC, 뮤직비디오 지표도 함께 개발 돼

2부 순서에서는 상명대학교 김금녀 영상학부 겸임교수가 ‘장애인권방송지표 개요와 3차 지표의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

이번 3차지표의 특징은 ▲1, 2차 지표를 바탕으로 보다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수준에서 장애인권 방송 현황과 방송접근권에 대해 평가할 수 있도록 양적평가 항목 확대 ▲장애인 비장애인이 포함된 장애인권 방송 지표관련 수용자 설문조사 실시 ▲케이블방송이나 인터넷 매체의 사회적 영향력이 늘어나는 등 다변화된 방송환경에 맞게 ‘UCC', '뮤직 비디오’에 대한 지표개발이 이뤄졌다.

김 교수는 “장애인권 방송지표의 활용을 위해서는 현행 관련법을 보완해 장애인 접근권 뿐만 아니라 내용적 차별에 대해서도 강제성을 띄어야 한다. 또한 방송위원회 산하 ‘장애인 인권 방송 평가위원회’(가칭)을 둬서 장애인 방송에 대한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실제 제작현장에 적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평가위원회 구성엔 동의, 어디로 둘 것이냐는 논란

4차 지표 개발을 위한 제언도 쏟아졌다.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박웅진 선임연구원은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지표가 되려면 간단명료한 내용으로 양적인 평가가 가능해야 한다.”라면서 “지표개발은 모니터링 작업과 차별화 둬야 한다. 정책적으로 반영될 수 있으려면 공정성과 객관성을 띄어야 하기 때문에 전문성 있는 평가단을 구성해 지표 개발이 이뤄져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평가위원회 구성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방송위 산하로 둘게 아니라 국가인권위원회 산하로 둬 위상을 강화하는 게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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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방송영상 산업진흥원 박웅진 연구원 ⓒ전진호 기자  
 
이어 박 선임연구원은 “선언적인 의미의 가이드 라인은 완성된 형태로 볼 수 없기 때문에 강제적이고 실천 가능한 규제 틀을 만들어야 한다.”라며 “하지만 강제에서 자율을 강조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강제적인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기 보다는 공공기구 스스로 ‘장애인차별방지 실천계획’을 발행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면 자체 처벌과 명령에 대해 더 강력한 틀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애인정보문화누리 김철환 활동가는 “지표 개발하는 데 있어 ‘장애’라는 용어를 어디까지로 볼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칫 「장애인복지법」상의 장애개념에 한정해 접근할 경우 향후 용어에 대한 제한성 때문에 제한적인 정책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

평가위원회 구성에 대해서는 “특정 장애인 단체 등에 한정을 두는 것은 위험하다고 본다. 다만 큰 틀을 두고 소단위의 틀을 꾸려나간다면 좋을 거라 생각한다.”라면서 “평가위원회를 인권위에 두는 것도 좋긴 하지만 인권위 특성상 제한적일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작성자전진호 기자  016272962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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