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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은 아직도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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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러웠습니다.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도약시켜 줄
세계인의 축제, 팔팔 올림픽이 이 땅에서 열린다는 그 사실

귀여웠습니다.
깨물어 주고 싶을 만큼 사랑스러웠습니다.
용맹스런 백두산 호랑이가 이리도 친근해질 수 있다는 그 사실

호돌아 반가워, 호돌이 멋쟁이!!

뿌듯했습니다.
내가 이 조국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조국은 나를 이토록 가슴 벅차게 한다는 그 사실

그러나 그 사실에 눌려,
또 다른 사실이 숨을 쉬지도 못했다는 그 사실
우리가 알아야만 할 사실이, 갈기갈기 찢기고 밟혀 흐느껴야만 했다는 그 사실
‘이 사실’과 ‘저 사실’과 ‘그 사실’을 사실 그대로 알게 되었을 때

호돌이는 자랑스럽지도, 사랑스럽지도, 대견하지도 않았습니다.

빛고을의 억울한 영령들이 올림픽 메인스타디움 처마 위에 앉아 울었다는 그 사실,
찬란한 올림픽을 위해, 초라한 상계동 산동네의 삶이 허물어져야만 했다는 이 사실,
민주주의를 향한 모든 외침이, 성공적 올림픽 개최를 위해 유보되어야만 했다는 저 사실.

온갖 짓눌린 사실들들,
온갖 감춰진 사실들들,
온갖 왜곡된 사실들들....

이제는 흘러간 이야기인데,
세상은 바뀌었는데,
우리도 바뀌었는데,

이상도 하지요, 시골길 거닐다 만난 호돌이,
“세계수준의 한국만화, 달려라 호돌이”라는 큼지막한 글 귀 위에서
재롱떨고 있는 저 녀석을 보니, 불현듯 이런 생각이 드는 겁니다.

올림픽은 아직도 열리고 있다....
작성자노순택(사진가)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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