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인권 이론과 실천 > 문화

 ‘1999년 3월 파키스탄에서 16세 소녀 랄 자밀라 만도켈은 여러 차례 강간을 당했다.
가해자는 경찰에 구속됐고, 랄 자밀라는 출신부족으로 되돌려 보내졌다. 그 후 부족에서 원로회가 열렸다.(중략) 원로회는 랄 자밀라가 부족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처형을 결정했고, 랄 자밀라는 원로회 명령에 따라 총살당했다.(중략)

1906년대 중반 인도네시아에서는 공산주의를 탄압하는 과정에서 50만 명이 넘는 민간인을 학살했다.(중략) 캄보디아에서는 크메르 정권에 의해 살해된 사람의 수가 적게는 30만 명에서 많게는 200만 명까지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1907년 대 말 아르헨티나 군사정부 아래에서는 9천 명 이상이 실종됐다.’(책에서)

마이클 프리먼은 책에서 이러한 사건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며 ‘인권’은 이를 어떻게 생각할지에 대한 방법을 제시해주는 개념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인권을 개념적으로 분석하기보다는 인간이 실제 경험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동정심을 갖고 이해하려는 노력”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저자는 우선 인권 개념의 역사를 되짚으면서 인권을 다루는 철학과 사회과학 사이에는 인권을 이해하는 방식에 있어 근본적인 긴장관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아울러 인권 영역에서 가장 논란이 많은 몇 가지 질문 -‘인권의 보편성’ vs '문화 차이’에 대한 존중, 집단적 인권은 존재하는가? 여성주의자와 인권, 인권은 탄압과 착취라는 구조적인 원인을 가리는 연막작전인가? 인권침해의 근본원인은 무엇인가? 국가간 인권 상황의 차이는 왜 발생하는가? - 에 대한 해답을 차근차근 제시한다.

 이 책은 ‘인권’에 대해 나름의 시각을 정립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필독서로 권할만 하다. 인문사회과학을 공부하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인권법을 공부하지만 법률이외의 관점으로 인권에 접근하려는 학생들에게도 도움을 줄 것이다.

■ 지은이 : 마이클 프리먼

■ 펴낸곳 : 도서출판 아르케

■ 값 : 15,800원

■ 저자소개 : 저자 마이클 프리먼 교수는 인권학 분야에서 권위 있는 에섹스 대학 인권연구소 위원으로 재직하며 몸소 인권운동을 실천하고 있는 학자다.
국제앰네스티(AI) 영국지부장, 국제대의원회의 의장대리 등을 역임했고 현재 에섹스 대학교 정치학 교수다. 민주주의 이론, 사회과학의 철학, 인권, 집단살해, 다문화주의와 소수민 권리, 종족분쟁 등을 연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