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둥이, 너야말로 틀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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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 ‘조국평화통일동지회’라는 단체에서 청년운동을 하다가 처음 감옥생활을 시작한 이래 할아버지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투옥과 감시에 시달려왔다고 합니다. 유신정권 시절에는 이른바 ‘사상전향’을 강요하는 모진 고문과 협박으로 죽음의 문턱에서 간신히 되돌아 온 적도 있었지요.
그때 할아버지와 같은 생각을 했던 많은 분들이 운명을 달리하거나,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입었습니다. 할아버지는 북한에서 남파된 간첩도, 빨치산 출신도 아니었습니다. 나는 다만 평화통일을 원했을 뿐, 이라고 할아버지는 말합니다. 생각을 강제로 바꾸려는 폭력이 싫었다, 고 할아버지는 말합니다.
할아버지의 생각이 옳은 것이었는지, 그른 것이었는지 판단하는 일은 복잡할 지도 모릅니다.
다만, 생각을 강제로 바꾸려는 그 폭력에 대해서만큼은 단호하게 말할 수 있겠지요.
내 생각이 틀렸다며 몽둥이를 휘두르는 너야 말로 틀렸어! 저마다 생각이 달라 이 세상이 불편해도, 저마다 생각이 다르기에 이 세상은 또 얼마나 다행입니까. 불행 중 다행인 셈이죠.
“몸이 불편해도, 이동할 권리가 있다”는 우리의 다른 생각은, 몽둥이를 부러뜨려야만 실현 가능할까요?
작성자노순택 prota102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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