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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방송사의 뉴스에서 나타난 장애우 관련보도 분석

이제 장애우 관련 뉴스도 “눈을 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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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에서 장애우의 출연이 많아진 현상은 우선 반갑다.
그러나 TV가 장애우의 다양한 삶의 형태와 고민을 담고 있는지를 따져본다면 아직은 아쉬운 점이 많다.
시사교양프로그램의 소재로만 그치던 ‘장애우’는 KBS <부모님 전상서>나 MBC <슬픈연가>와 같은 드라마는 물론이고, MBC <!느낌표>와 같은 공익성 오락프로그램에도 매주 볼 수 있다. 한발 더 나아가 본격 오락프로그램인 MBC <일요일일요일밤에>에도 장애우 ‘이창순’씨가 고정 MC를 맡았다.
이는 시청자들이 자연스럽게 ‘장애우’를 가깝게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반가운 변화다. 장애우가 방송에 등장하는 횟수가 늘면서 장애유형도 다양해지고 있으며, 눈물샘을 자극하는 인간승리형 장애우의 등장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방송에서 뉴스의 역할은 좀 다르다.
시사교양·오락·드라마들이 시청자들에게 자연스럽게 장애우에 대해 생각하는 기회를 준다면, ‘뉴스’는 시청자들이 장애우 문제를 사회적 문제로 접근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할 의무가 있다.

뉴스에서의 장애우는 여전히 ‘인간승리’
방송영상산업진흥원은 4월 18일 지난해 10월부터 올 3월까지 6개월간 KBS, MBC, SBS 주요뉴스의 장애우 관련 보도들을 분석한 보고서, ‘TV뉴스의 장애우관련 보도 분석 - 장애우 보도의 전문성 강화와 ‘3불 원칙의 준수 확인’을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선 장애우관련 뉴스는 보도시간 자체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분석기간 동안 장애우 관련 뉴스보도는 모두 199건(5시간 31분 40초)으로, 전체 방송시간의 1.6%에 불과했다.
보도주제에 따른 분석결과를 보면 장애우 당사자 관점에서의 뉴스가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표 1에서도 볼 수 있듯이 장애우 관련 미담 및 극복사례(18.8%)와 스포츠 및 문화행사(7.7%), 비장애인들의 장애우 대상 봉사 및 자선활동(16.2%)과 사건사고를 주제로 한 보도(18.4%) 등이 주로 방송됐다.
반면에 장애우의 인권 문제를 다룬 보도와 교육 및 고용을 주제로 한 뉴스 그리고 의료 및 재활 문제를 취급한 보도는 모두 5% 이하의 낮은 주목을 받았다.
이 같은 극복사례 중심의 방송은 평범한 장애우들에게 불편함을 준다. 마치 성공(?)하지 못한 장애우은 무능하고 불성실한 사람으로 인식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또 장애우가 등장하는 뉴스의 상당수가 자원활동을 하는 비장애우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는 부분은 ‘비장애우’들의 만족감만 채워줄 뿐, 장애우들의 입장에서는 스스로를 도움 받아야 할 대상으로 여기게 할 뿐이다. 장애우 문제는 개인이 아닌 사회구조적 차원에서 심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3불 원칙’으로 뉴스 보기
아울러 방송영상산업진흥원은 이번 보고서에서 이른바 ‘3불 원칙’으로 뉴스를 분석해 주목을 받았다.
‘3불 원칙’이란 첫째는 사람보다 장애를 강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고, 둘째는 장애우를 동정과 보호의 대상으로 묘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며, 셋째는 부정적 이미지와 잘못된 용어를 사용하여 장애우를 비하하거나 인격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준에서 뉴스를 분석한 결과들을 살펴보면 표 2에서 볼 수 있듯이 현 방송이 ‘장애우’관련 뉴스를 제작하는 태도를 읽을 수 있다.
먼저 사람보다 장애를 강조하는 사례를 살펴보면, 장애의 정도를 지나치게 자세하게 묘사한다거나, 장애우임에도 불구하고 무슨 일이 해냈다는 등, 정작 중요한 사람은 사라지고 장애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책장 한 장 넘기기도 힘들만큼 불편한 몸으로(KBS, 10/23)”, “집의 동호수를 기억하지 못할 만큼 선천적으로 정신장애를 가진(MBC, 11/30)”, “특히 저시력인 교수가(MBC, 2/17)”, “끊임없이 떨리는 손을 어쩌지 못하는 파킨슨병 환자(SBS, 10/14)” 등이다.
장애우를 동정과 보호의 대상으로 묘사하는 경우로는, “다른 사람에게 짐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KBS, 12/7)”, “평생 가족이나 사회의 짐이 되는 대부분의 장애인들(MBC, 12/10)”, “제 한 몸 가누기조차 힘든 장애인들(SBS, 11/17)” 등이 나왔다.
또 부정적 이미지와 잘못된 용어를 사용하여 장애우를 비하하거나 인격을 침해하는 사례로는, “사리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정신지체 장애인(KBS, 1/8)”, “후천적으로 정신지체를 겪게 된 뒤 생각이 늦어 행동마저 굼뜬(MBC, 11/30)”, “절망적인 상황(SBS, 10/16)” 등이 대표적이다.
이번 결과에 대해 방송영산산업진흥원은 “TV 뉴스에서는 사회통합 차원에서 장애우나 노약자, 사회적 소수자 등을 적극적으로 배려하고 이들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할 역할이 주어져 있다”며 “특히 장애우 문제와 관련하여, 기존의 보도관행에 무비판적으로 따르기보다는, 적극적인 관심과 전문적인 지식을 겸비하여 장애우 문제의 진정한 개선에 이바지할 수 있는 방송 저널리즘으로 평가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제 뉴스도 변신이 필요할 때다.
각종 TV프로그램에서 장애우의 등장이 활발해진 지금이야 말로 뉴스가 장애우 문제에 대해 제대로 된 목소리가 필요할 때다. 드라마는 장애우에게도 비장애우에게도 환상일 뿐이기 때문이다. 드라마에서 채널을 돌렸을 때 시청자가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게 해줄 기준이 필요하다.

 글 황지희 객원기자


 

작성자황지희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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