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우 문화캠프 "2005 장끼충전"

소소하고 일상적인 문화적 권리 만끽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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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3일부터 25일까지 2박3일 동안 안성 너리굴문화마을에서는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문화센터가 주최한 아주 특별한 캠프 ‘2005 장끼충전‘이 열렸다.
‘장끼충전‘은 장애우와 비장애우가 함께하는 문화창작예술워크샵을 통해 장애우 고유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캠프로 ‘장끼‘는 ‘장애우의 끼‘를 줄인 말이다.
준비된 프로그램의 일회성 캠프를 뛰어넘으려는 시도가 돋보인 이번 장끼충전에서는 석고뜨기, 금속공예, 칠보공예, 솟대공예, 천연염색을 통해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어보고, 나이트댄스, 사진, 의상개조, 아카펠라 등을 통해 나를 표현하는 두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창작워크샵이 진행됐다. 여기에 장애우의 사랑을 주제로 한 ‘영화로 수다떨기‘, 전통놀이로 가무를 즐기는 ‘생기발칙 놀이마당‘과 2개월의 준비과정을 거쳐 발표된 마술, 마임, 판소리 등의 워크샵 공연이 함께 펼쳐졌다.
‘장끼충전‘의 특별한 점은 기획 단계부터 드러난다.
장애우 회원들이 참여해 프로그램을 기획, 선정하고 캠프가 열리는 동안 직접 프로그램을 진행해서 인기를 끌었는데 장끼충전 프로그램 중 ‘영화로 수다떨기‘와 ‘마니또‘가 바로 그것이다. ‘영화로 수다떨기‘는 현재 장애우방송모니터단으로 활동하고 있는 심승보씨가 진행을 맡아 영화를 상영하고 팀별 토론을 이끌어냈는데, 이 토론을 바탕으로 영화내용을 연극으로 꾸며 본 코너는 사람들의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로 각광을 받기도 했다.
또 회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미리 두 달간 마술, 마임, 판소리 등의 사전워크샵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는 그동안 많았던 이벤트성 행사의 한계를 넘어 지속적인 운동성을 키워가려는 문화센터의 의도가 가장 잘 드러나는 지점이다. 이러한 사전워크샵은 이후 문화소모임 활동으로 이어져 장애우 문화소모임 인큐베이터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장애·비장애를 넘어 문화욕구가 충만한 20,30대 청년 70명이 참여한 이번 캠프에서는 장애라는 다름이 낯설음이 아닌 풍요로움으로 다가왔다.
단순히 장애우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차원을 넘어 문화를 장애우의 권리 차원으로 끌어올리려는 의미와 노력이 담긴 장끼충전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져 비장애우도 함께 즐기는 장애우 문화캠프로 자리 잡아 가기를 희망해본다.

글 조은영 기자/ 사진제공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문화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