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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2]스페셜 올림픽 이모저모

최선을 다하고 이기지 못한다고 해도 시도하는 것에 희열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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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폐셜올림픽

4년에 한번씩 올림픽이 열릴 때마다 지구촌은 뜨거워진다. 전 세계의 눈과 귀는 스포츠에 쏠리고, 대표 선수들은 폭포처럼 퍼부어지는 국민의 사랑을 만끽할 수 있다. 온 세계가 보다 빠르고, 높고, 강한 선수들에게 환호를 보내며 새로운 스타 탄생을 갈망한다.
그런 올림픽이 지난 6월에 열렸다. 무슨 올림픽이냐고 의아해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분명 올림픽이 열렸다. 그리고 6월 20일부터 30일까지 아일랜드에서 열린 올림픽은‘스페셜 올림픽(special olympic)’ 이다. 스페셜 올림픽 위원회(SOI-special olympic international: 세계 3대 올림픽 기구 IOC, IPC, SOI 중의 하나다) 에서 주최하는 이 경기는 정신지체장애우 선수들이 참가하는 경기이며, 우리 나라에서도 16명의 장애우 선수가 4종목의 경기에 나가 금메달 5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의 값진 성적을 이뤘다.
하지만 이런 올림픽이 있다는 사실조차 아는 사람 별로 없고, 참가했던 선수들도 스포트라이트 한번 받은 적 없다.
아는 사람 없는 그들만의 올림픽. 그렇지만 의미 있는‘스페셜 올림픽’의 이모저모를 취재했다.

〈들어보신 적 있나요? 스페셜 올림픽〉
‘스페셜 올림픽’은 1968년 케네디 주니어 재단의 지원으로 시작됐다. 창시자인 유니스 케네디는 케네디 대통령 여동생의 남편이다. 그에게는 정신지체 장애우인 딸이 있었다고 한다.   스페셜 올림픽은 올해로 11회째다. 동계와 하계로 나뉘어 치뤄지는 스페셜 올림픽은 국제올림픽위원회에서 인정하는 3대 올림픽(올림픽, 장애인 올림픽, 스페셜 올림픽)중의 하나다. 스페셜 올림픽은 10회까지는 미국에서 열렸고, 올해는 아일랜드에서 열렸다. 그리고 2005년 동계 스페셜 올림픽은 일본 나가노에서, 2007년 하계 스페셜 올림픽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릴 예정이다. 현재 150여 개의 나라가 스페셜 올림픽위원회에 가입되어 있고, 우리나라는 1797년 제5회 뉴욕대회부터 참여하고 있다.
스페셜 올림픽을 한 마디로 얘기하면 정신지체장애우를 위한 올림픽이다. 참가자격은 만 6세부터 70세까지의 정신지체장애우면 누구나 가능하다. 단, 올림픽이니만큼 예선을 치른 장애우가 참가할 수 있다.
스페셜 올림픽의 예선전을 ‘내셔널 경기’라고 하는데, 올림픽 개최 2년 전에 열린다. 그래서 2000년도부터는 우리나라에서도 내셔널 경기로써의 스페셜 올림픽을 열고 있다. 일반 올림픽 출전을 위한 국가대표 선발전은 각종 경기의 성적순으로 나가지만, 내셔널 경기는 스페셜 올림픽에 출전해보지 못한 정신지체장애우 선수가 우선이다. 그리고 스페셜 올림픽의 경기는 선수들의 장애를 배려해서 치러진다.
100m 달리기를 예로 설명해보자면 이렇다. 먼저 선수의 기록을 제출한다. 대회 운영자는 이를 바탕으로 기록이 비슷한 정신지체장애우 선수들끼리 조를 짠다. 따라서 각 경기의 조는 많아질 수도, 혹은 몇 개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므로 조의 숫자에 따라서 한 종목에서 1등은 몇 명이라도 나올 수 있다. 스페셜 올림픽은 순위보다는, 선수들이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되고 경기가 치러지기 때문이다.
특이한 점은 스페셜 올림픽의 경기에는 전투적이거나 위험할 수 있는 경기 종목이 없다는 것이다. 즉 권투, 사격, 격투기, 양궁 같은 종목이 없다. 상대방과 싸우거나 서로를 위험하게 할 수 있는 경기는 하지 않는다.
스페셜 올림픽위원회는 “정신지체장애우를 위해 올림픽과 같은 다양한 형태의 운동경기를 마련해 용기를 북돋아주고, 그들의 운동 능력과 신체적 욕구에 관한 일반 대중들의 인식을 제고시킴으로써 보다 생산적이고 크게 평가받는 사회구성원으로 참여하는 것을 도와주는데 있다”고 올림픽의 목적을 밝히고 있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경기를 마치는 선수들에게 박수를〉
올해 6월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렸던 11회 스페셜 올림픽은 총 22개의 종목에 160개의 나라가 모였다. 이번 대회의 규모는 7천 여명의 장애우 선수와 3만 명의 자원활동가, 관람인원 50만 명의 수로 짐작하면 되겠다.
이번 올림픽의 표어는 “Let me win, if I can not win, let me be brave in the attempt(나는 최선을 다하고, 혹시 이기지 못한다고 해도 시도하는 것에 희열을 느낀다)”였다.
스페셜 올림픽은 철저히 선수들을 위한 경기다. 정신지체 장애를 가진 선수들이 장애 때문에 포기할 것을 강요받았던 기쁨을 되찾고 자존심을 향상시킬 수 있게 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올림픽에서는 1등부터 3등까지의 선수만이 시상식에 참여할 수 있지만, 스페셜 올림픽에서는 1위부터 꼴찌까지 선수들이 시상대에 오른다. 그리고 성적이 가장 낮은 선수부터 상을 받는다고 한다.
한국팀의 실무를 맡았던 차현이 간사는 “다른 나라 선수들은 7등을 했어도 자랑스러워하는데, 우리나라 선수들은 1등을 하지 못하면 우울해하곤 했다. 이런 모습들에서 엘리트 스포츠만 강요하고 대접받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더욱 뼈저리게 느꼈다”고 털어놨다.
이어서 차 간사는 더블린에서는 장애우 선수들이 ‘영웅’이었다고 전했다.
우리나라 팀의 호스트 타운 프로그램(스페셜 올림픽에 참가하는 장애우 선수들이 현지에서  적응할 수 있도록 올림픽 시작 며칠 전에 지역에서 머물면서 문화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보리소케인(Borrisokane) 에서는 집집마다 태극기를 게양하면서 선수들을 환영했 고 선수들이 지나갈 때마다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슈퍼 히어로!!”라며 응원했단다.
또한 아이들까지 데려와서 자원활동을 하겠다는 주민들로 넘쳤다고 한다. 어느 경기장에서나 장애우 선수들의 사인을 받으려는 주민과 학생들로 붐볐고, 그들과 기념촬영을 해주느라 선수들이 정신이 없었을 정도였다고 하니...장애우 관련 시설이나 학교가 지역에 들어설 때마다 반대 시위를 하는 우리나라와는 정말 대조적인 모습이다.
“우리나라에서 장애우 선수들이 어디서 이런 대우를 받아봤겠는가”라며 안타까워하던 차 간사는 “스페셜 올림픽은, 어쩌면 비장애우들조차 하지 못하는 것을, 스포츠를 통해서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잠재된 능력을 펼치게 하는 계기”라고 덧붙였다.
또한 육상코치 나한주씨는 “우리 나라에서 장애우 선수들을 보는 시선과 이 곳에서 선수들을 보는 반응은 너무나 틀리다. 관객들은 1등에게 박수를 치는 것이 아니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경기를 마치는 선수들에게 기립박수를 보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16명의 선수가 4개 종목(육상:4명, 수영:3명, 탁구:2명, 5인조 축구:7명)에 참가했다. 올해 스페셜 올림픽위원회에서는 우리 나라에 59명 선수들을 보내도 좋다고 했지만, 16명의 선수가 참석하는 것에 그쳤다. 일단, 올림픽이 열리는 곳까지만 가면 그 때부터는 모든 것이 무료로 제공되지만, 아일랜드까지 가는 비용을 마련하지 못해서였다고 한다.
수영코치 오충환씨는 “선수들이 출국 할 때도 방송, 언론 어느 곳도 관심이 없었다. 그리고 다른 나라 선수들은 선수 1명에 의료진, 특수교사, 자원활동가, 코치가 붙어서 그 선수를 지원했다. 정말 비교를 안할래야 안 할 수가 없었다”며 울분을 터트렸다.
한국장애인복지진흥회 측은 이번 스페셜 올림픽 참가팀에게 6천 5백정도의 금액을 지원했고 관계 공무원을 파견했다. 또한 몇 개의 대기업의 스포츠 용품 등의 후원을 연결했다.
그러나 이외의 실질적인 정책적인 지원은 없는 듯하다. 복지진흥회 측은 “스페셜 올림픽은 일반 올림픽과 같은 엘리트 스포츠가 아니다. 장애를 가진 선수들이 올림픽에 참가해서 페스티벌을 즐기는 것이다”라며 선수 양성이나 참가 선수를 지원하는 세부적인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그들만의 리그가 되지 않기를〉
스페셜 올림픽이 시작된지 35년이 되었다. 그러나 그 기간에 비추어 보면, 우리나라에서 이 올림픽의 인지도는 거의 없는 수준이다. 이는 장애를 가진, 그것도 정신지체 장애가 있는 사람이, 재활이나 치료 목적이 아닌, 선수로써 ‘경기’를 한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편견 때문이다.
스페셜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는 이들은 참가하는 정신지체장애우들을 ‘장애우’가 아니라 ‘선수’라고 부른다. 정신지체장애우 선수들은 경기를 가르치는 사람을 ‘코치’라고 한다.
경기에 임하는 사람은 장애를 가졌든, 그렇지 않든 간에 ‘선수’다. 더우기 그 선수가 장애를 가진 이라면, 그 장애를 보완해 줄 수 있는 지원을 마땅히 받아야 한다.
아니, 스포츠를 통해 소질이 발견되는 장애우들을 진정한 ‘선수’로 거듭나게 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먼저겠다. 장애우 선수는 ‘엘리트’가 되면 안되는 법이라도 있나?
올해 12월에 우리 나라에서 동계 스페셜 올림픽이 열릴 예정이다. 스케이트(동천실내빙상경기장 예정), 스키(용평 예정) 종목이 치뤄진다고 한다.
부디 이 글을 읽으신 독자 분들만이라도 먼저 한번쯤 경기장을 찾아주시길.
스페셜 올림픽이‘정신지체장애우 선수, 그들만의 리그’가 되지 않도록.

 

자, 그러면 우리나라 정신지체장애우 선수들이 참가했던 경기들을 들여다볼까.

▶▶육상
육상에는 4명의 장애우 선수가 참가했다. 육상은 100여개 나라의 선수들이 참여하는 인기종목. 낯선 환경 때문에 그동안 연습했던 출발법을 잊어버리거나, 집에 가고 싶다고 아일랜드 경찰을 데리고 오는 등의 헤프닝도 있었지만, 우리나라 선수들은 3개의 금메달, 동메달 1개를 일궈냈다. 400m에 참가했던 김장철(19) 선수는 현지에서 사귄 아일랜드 여자친구가 응원하러 오자, 평소 1분 6초대의 기록을 넘어 58초로 골인하여 금메달을 따기도 했다고.

▶▶축구
축구 경기에 참여했던 광주의 엠마우스 복지관의 축구선수들. 90여 개 팀이 경합을 벌였던 이번 경기에서 우리 나라 선수들은 은메달을 획득했다. 결승전에서 인도의 온도라 선수들과 만났는데 아쉽게 3:2로 졌다. 공격하려고 다가온 상대편 인도 선수에게 반갑다며 악수를 청하는 바람에 실점의 위기를 맞기도 했다나.

▶▶수영
갑자기 물에 들어가지 않으려고 망설이고 있는 최치원(자폐. 20) 선수. 느제 출발하기는 했지만, 그는 100m자유형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어떤 선수들은 수영하다가 중간에 멈춰서거나, 터치하는 것을 잊어버리고 되돌아오는 선수들도 있었단다.
오충환 수영 코치는 “장애를 가진 선수들이 낯선 환경 때문에 힘들어하면 선수가 어려워하는 점을 재빠르게 판단해 심리적으로 편안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씨는 “스페셜 올림픽은 스포츠가 재활이나 치료의 개념을 넘어서서 장애를 가진 선수들이 스포츠 자체를 즐기게 하는 경기다”라고 말했다.

 

글 최희정/ 사진제공 한국 스페셜 올림픽 위원회

 

 


 

작성자최희정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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