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쉽게 돈 버는 방법
본문
그는 무슨 장애우협회 지회장이라는 직함을 갖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런 그를 내가 만난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다. 밤늦은 시각 나는 혼자 동네 포장마차에 앉아 청승을 떨고 있었다. 소주 한 병과 홍합 한 그릇, 그리고 배가 출출했으므로 우동 한 그릇까지 시켜놓고 머리속으로는 펑크난 세 개의 카드를 어떻게 메꿔야 하나 온갖 궁리를 짜내다가, 결국은 조만간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것이 뻔하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그래서 내 인생은 왜 이렇게 꼬이기만 하는 걸까, 절로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숨을 푹푹 내쉬며 연신 소주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그렇게 세상 모든 고민을 떠안은 구도자의 모습으로 앉아 있었는데, 불황의 여파가 포장마차에까지 미쳐서 사람들로 붐빌 시간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마차안에는 손님이 딱 세 명 밖에 없었거든, 맞은편 탁자에 먹음직스러운 꼼장어 안주를 시켜놓고 한 중년사내가 앉아 있었다. 그도 혼자였는데, 내가 벨이 꼴렸던 것은 나는 우거지상을 짓고 있는데 그 사내는 얼굴 가득 미소를 짓고 있었다는 거야, 그러면서 계속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는데, 그 눈길에는 이 한심한 놈아, 젊은 놈이 신용불량자가 되다니 네 앞날도 뻔하다 뻔해 라는 비웃음과 조롱을 담고 있었어. 내가 그렇게 느꼈다는 거야, 그래서 나는 술김에 한 번 받아버려, 라고 마음먹고 험한 표정으로 사내를 마주 쏘아보았거든. 그때였어. 사내가 미소를 거두지 않은 채 손짓으로 나를 부르는 거였어. 감히 잠자고 있는 사자 코털을 건드리다니, 너는 오늘 최소한 중상 아니면 사망이다. 나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씩씩대며 사내에게 갔다.
일단 예의는 차려야 하니까 사내 맞은편 의자에 털썩 소리를 내며 주저앉았지. 그때 사내가 은근한 목소리로 말을 꺼내더군 역겨운 미소를 거두지 않은 채로 말야.
"젊은 친구가 무슨 고민이 있나본데 물어보나마나 금전 문제일테고, 신용불량자가 넘쳐나는 세상이니까 역시나 자네도 카드빚 때문에 고민하는 것 같군, 내 말이 맞지 흐흐흐. 어때 젊은 친구 내가 땅 짚고 헤엄치는 것처럼 쉬운 사업을 하고 있는데 같이 해보지 않을텐가?"
직감적으로 피라미드 사업이군, 나는 그렇게 판단했다. 요즘처럼 불경기에 쉬운 사업이라면 피라미드 사업밖에 없다. 문제는 하기 쉬운 사업인 피라미드가 너무나 쉽게 사람을 쪽박 차게 만든다는 것이었다. 피라미드라, 나는 순간 울화가 치밀었다. 불난데 부채질하는 것도 유분수지. 이 양반이 사람을 갖고 놀려 하다니, 너 오늘 최소한 중상이 아니라 최소한 사망이다. 나는 사내가 들을 수 있게 이를 바드득 갈았다.
"내 말을 못 믿나 본데, 나 이런 사람이야"
그때 사내가 양복 안주머니에서 명함을 꺼내지 않았다면 모르긴몰라도 내 주먹이 순식간에 사내의 안면을 강타했을 것이었다.
사내가 내민 명함에는 무슨 장애우협회라는 단체명과 내가 살고 있는 동네 지회장 김아무개라는 이름 석자가 선명하게 박혀 있었다. 그때서야 탁자에 기대 놓여 있는 목발이 눈에 들어왔고, 사내가 장애우임을 확인한 나는 머쓱해져서 깨갱 꼬랑지를 내릴 수밖에 없었다.
"참 훌룡한 일을 하고 계시네요."
어쨌든 장애우 관련 일을 하고 있다고 하면 모두 다 좋은 일을 한다고 세상이 인정해 주고 있으니까, 별 수 있나 나도 인정해줄 수밖에.
어쨌든 그게 인연인지는 몰라도 그날 밤 나는 사내로부터 정말 쉬운 사업을 전수받았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다. 사내가 술에 취해서 그랬는지, 아니면 자기 과시 차원에서 말을 쏟아냈는지. 왜 그런 게 있잖은가, 하고 있는 사업이 너무 잘돼 기분이 좋아 자랑은 하고 싶은데 주위 사람들에게는 사업 비밀을 도용 당할까봐 차마 말을 못 꺼내고, 그렇지만 자랑은 하고 싶고, 자랑을 하지 않으면 생병이 생길 것 같고, 말하자면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우화에 나오는 시종이 그 였고 그 우화에 나오는 대나무가 바로 그날 밤 나인 셈이었다.
"이건 절대 비밀인데 말야,"
사내는 그렇게 말을 꺼냈고, 무엇에 홀린 듯 사업 노하우를 마구마구 쏟아냈다.
"돈을 벌려면 뭐니뭐니해도 장애우 관련 사업이 제일이야. 이 사업은 존경도 받고 돈도 많이 벌 수 있거든, 내가 행색이 이래도 지역 유지라구, 알아듣겠나? 지역유지, 이 지역에서 존경을 받는 사람이 바로 나라구, 타고 다니는 차도 그랜저지. 구청장 아무개도 나를 절대 무시 못해. 내가 구청장 만나러 가면 비서가 꼭 구십도 각도로 인사를 하지.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궁금하지 않나? 자네만 알고 있게. 실은 내가 별이 여섯 개야. 무슨 말인지 알지? 폭력도 있고 사기전과도 있지. 그렇지만 그런 과거사는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는 게 이 세계이더군.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7년 전 이었어...."
사내는 마치 꿈을 꾸듯 몽롱한 표정으로 허공을 응시했다.
"그때 나는 막 감방에 갔다와서 하는 일없이 빈둥대고 있었지. 내 친구 중에 장애우 단체 회원으로 있는 녀석이 있었어. 어느 날 그 친구가 나를 찾아오더니 단체 지회장 자리가 비었는데 배짱 두둑한 네가 적임자라고, 밀어줄테니까 한 번 해보라고 꼬시더군. 머리를 굴렸지. 지회장으로 임명받으려면 보나마나 적지 않은 돈이 필요할텐데 과연 투자한 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인가, 며칠을 고민한 끝에 내린 결론은 장사가 된다는 거였어. 왜냐하면 이 동네가 물이 좋은 동네거든."
"물이 좋은 동네라뇨? 아가씨가 많이 산다는 말입니까?"
나는 정말 궁금해서 물었다.
"쯪쯪 무식하긴, 그러니까 자네가 성공을 못하는 거야, 이 지역이 물이 좋다는 의미는 이 지역에 못 사는 사람이 많이 사는 영구임대 아파트들이 많다는 걸 말하는 거야. 영구임대 아파트에 장애우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 장애우들을 모두 우리 협회 회원이라고 우기는 거지. 지들이 일일이 확인도 못할 거고, 회원이라면 믿어야지 어떡할 거야. 자 우리 지역에 지지리도 못사는 장애우 몇 천명이 살고 있다. 그 대표가 나다. 그러면 구청에서 나를 무시 못할 거라는 판단이 들더군 그래서 지회장을 맡기로 했지. 이래봬도 내가 수완이 좋은 놈이거든.
지회장 임명장을 들고 구청을 찾아갔더니 그 즉시 구청장이 만나주더군. 흐흐 내 예상이 적중했던 거야. 이봐 여기 술 한 잔 따르게. 오늘따라 유별나게 술맛이 좋군. 구청장이 왜 나한테 꼼짝 못하는지 아나? 지금이 어떤 시대인가, 지방자치시대 아냐, 구청장 누가 뽑나? 중앙에서 임명하는 게 아니라 지역 주민들이 선출하잖아, 무슨 말인지 알겠지? 내가 몇 천 표를 손에 쥐고 있다고, 그러니 구청장이 아니라 구청장 할애비라도 나한테 꼼짝 못하는 거야."
"그래서 돈은 어떻게 버셨습니까?"
"돈, 돈 내가 많이 벌었지. 자네가 상상도 할 수 없는 액수를 벌었지. 내가 어떻게 돈을 벌었냐면 말야. 먼저 협찬을 받는 방법이 있지. 장애우 날이다. 장애우 모아서 행사한다. 장애우 데리고 어디 놀러간다는 식으로 이 핑계 저 핑계 대고 구청, 지역유지들, 그리고 상가에서 돈을 뜯어내는 거야, 지들이야 마음속으로 불쌍한 장애우들 도와준다고 생각해서 돈을 주겠지. 그건 내가 알 바가 아니고, 어쨌든 일단 이렇게 들어오는 돈은 따로 챙겨놓는 거야. 그런 다음 막상 행사에 드는 비용은 가령 버스회사 찾아가서 장애우들 데리고 단풍구경 가려는데 버스 좀 빌려주쇼. 얘기하면 빌려주거든, 그러면 행사비용이 남는 거지. 그리고 또 짭짤한 사업은 이권사업이야, 주차장 관리 사업, 공원 매점 자판기 운영 사업 등등. 두 눈만 치켜 뜨면 챙길 수 있는 이권사업이 헤아릴 수도 없이 많지. 장애우들이 한다고 하는데 지들이 안 줄 수야 없지. 자네는 모르겠지만 법도 있어. 장애우들이 사업을 한다면 관에서 도와줘야 한다는 법도 있단 말야. 그러니까 합법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는 거지. 물론 거기서 나오는 돈을 나 혼자 먹을 수는 없지. 아랫놈들한테 몇 푼씩 쥐어줘야지 뒤탈이 안 생기지. 어때 젊은 친구 한 번 해볼만한 사업 아닌가?"
"그렇지만 장애우들이 뭐라고 하지 않나요? 막상 손에 쥐는 게 없으면 반발할텐데...."
"흐흐 정말 자네 아무 것도 모르는구먼, 장애우들이 뭘 아나, 장애 때문에 하루종일 방구석에 처박혀 있고, 낫 놓고 기억자도 모르는 장애우들이 태반인데, 명절 때 구청 협찬 받아서 비누 몇 장 돌리고, 한 번씩 점심 주고, 때맞춰 잔치 열어주고 단풍놀이 갔다오면 그만이야. 그것만으로도 나한테 얼마나 고마워하는데, 장애우들이 나를 만나면 회장님 최고라고 떠받들어 주거든, 흐흐 내가 그 맛에 살지."
"그렇군요. 좋으시겠습니다. 존경도 받고 돈도 버시니, 해볼만한 사업이 틀림없군요...."
내 말끝에 한 점 비아냥이 묻어 있었는데 그는 모르는 듯 했다.
"그렇지만 젊은 친구, 내가 지금까지 얘기한 것은 세발의 피야. 본론은 지금부터네. 내가 정말 큰돈을 만질 수 있게 된 계기는 말야. 다름아닌 바로 땅일세, 후후 놀라는군, 무리도 아니지. 안심하게, 그렇다고 내가 땅 투기를 한 건 아니니까 말야. 자네 구유지라고 아나? 말 그대로 구청 소유 땅 말일세, 저기 대규모로 삼성아파트가 들어선 지역 뒤편에 알짜배기 땅 삼 백평이 있지. 그게 바로 구청 소유 땅이야. 삼 년 전에 내가 거기다가 컨테이너 박스 다섯 개를 갖다 놓았지. 왜 갖다 놓았냐면 그 땅을 꿀꺽 먹기 위해서지. 후후 또 놀라는군,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잘 듣게, 이건 특급 노하우니까 말야. 컨테이너 박스를 갖다 놓고 장애우 자립작업장이라는 현수막을 내걸었지. 그랬더니 구청 땅을 무단 점거했다고 바로 단속이 나오더군, 내심 바라던 바였지. 오냐 너 잘 걸렸다. 즉시 일당 2만원씩을 주기로 하고 영구임대 아파트에 사는 장애우들 수 백명을 동원했지. 그런 다음 구청에 몰려가서 구청이 장애우들 먹고살려는 의지 꺾는다. 장애우들을 탄압한다. 소외계층 탄압하는 악질 구청장 물러나라고 난리를 쳤지. 장애우들이 시위하는 사진이 다음 날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나오고, 어쨌든 언론은 장애우들 편이거든, 그러니 구청장이 견딜 수 있나, 나를 부르더라구, 못이기는 척 갔더니 구청장이 내 손을 잡고 오해가 있었나본데 참으시라고, 그리고 약소하지만 장애우들 위해 쓰라고 성금까지 주더라구, 내가 구청장실을 나오면서 큰 소리 쳤지. 또 한 번 단속 나오면 이번에는 구청에 불을 질러버릴 거라고 그랬더니 구청장 안색이 하얗게 질리더라구, 후후, 며칠 후 컨테이너를 치우고 그 땅에 건물을 지었지. 돈이 어디서 났냐구? 공장을 사전 분양했거든. 알음알음 몇 몇 업자들에게 공장을 싼값에 임대해주겠다고 하니까 업자들이 돈을 싸들고 몰려오더군, 건물이 완공되던 날 먼저 건물 입구에 장애우 자립작업장이라는 큰 간판을 내다 걸었지. 완공식 날 구청장도 오고, 지역 국회의원도 왔어. 어때 기막힌 수완 아닌가?"
"그러니까 주 수입은 건물에서 나오는...."
"그렇지. 업자들에게 매달 임대료를 받는데, 이게 짭짤하단 말야. 지금 건물에 공장이 다섯 개가 있거든, 보증금은 굴려서 이자받고, 임대료는 매달 현찰으로 받지. 그래도 명색이 장애우 자립작업장이라고 간판을 내걸었으니까 업자들에게 장애우 몇 명 고용하라고 얘기했지. 그래도 장애우를 고용하지 않은 공장은, 예를 들어 구청 공무원들이 떴다는 정보가 오면, 늘 구청 사회복지과에서 미리 알려주거든, 맨입으로는 안되지만 말야, 그러면 놀고 있는 장애우들 몇 명 데려다 놓는 거야, 그러면 지들이 알게 뭐야. 장애우 작업장이라고 하면 믿어야지. 안 그런가?"
"수완이 정말 대단하시네요. 감탄했습니다."
"그 정도로 수완이 좋다고 하면 안되지. 현재에 만족할 내가 아니거든. 내 다음 계획이 뭔지 아나? 그 땅을 합법적으로 불하 받는 거야, 자네는 불하가 뭔지 모르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소유의 땅을 싼값에 팔라고 요구하는 거지. 구청 땅은 먼저 점거하고 있는 놈이 임자거든, 그러니까 내가 지금은 아니고 이삼년 뒤에 구청에다가 내가 권리가 있으니까 땅을 팔라고 요구하는 거지. 그런 다음에는 그 땅에다가 큰 건물을 짓는 거야. 그러면 나는 말 그대로 돈방석에 앉게 되는 거지. 그때는 자네, 이런 자리에서 나를 만날 수 없게 될 거야."
"이런 말씀 드려도 될지 모르지만, 감시하는 곳이 있을 텐데, 경찰이나 구청에서 감사 나오면 곤란해지지 않나요?"
나는 갑자기 목이 말라 소주잔 대신 물 컵을 손에 들었다.
"왜 지들이 우리를 감사해. 그리고 설령 감사를 나온다고 해도 우리가 그렇게 허술한가, 걔네들은 서류만 보거든, 서류만 완벽하게 해놓으면 걸릴 것이 없어, 그리고 말이 나왔으니까 하는 얘기지만 지금 구청장은 나한테 꼼짝 못해, 딸꾹, 오늘 내가 많이 취했나 보군, 이런 얘기까지 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장담하지만 구청장은 내가 땅바닥을 기라면 기어야 할 걸, 딸꾹, 이건 절대 비밀인데 말야, 꼭 자네만 알고 있어야 하네, 사실은 지난 구청장 선출 선거 때 내가 지금 구청장하고 빅딜을 했단 말씀이야. 쉽게 말하면 모종의 거래를 했다는 얘기지. 어떤 거래냐, 딸꾹, 선거를 앞두고 내가 구청장을 찾아갔지. 우리 협회 회원이 수 천명이고, 가족까지 합치면 1만 표 이상이다. 이 표를 다 당신한테 몰아줄테니 당선되면 어떤 대가를 보장할테냐, 나는 또 다른 구유지에 구청 예산으로 제 2의 자립작업장을 건립해 주기를 원하는데 들어줄 거냐, 그랬더니 순진한 구청장이 내 말을 믿더군, 사실은 지난 선거는 지금 구청장이 당선되게 되어있었어, 지역 여론이 워낙 좋았거든, 딸꾹, 중요한 건 내가 누군가, 확실하게 안전장치를 해놓았다는 거지. 구청장과의 거래 현장을 몰래 녹음을 해놨다는 이 말씀이야, 어때 기막히지 않나? 내가 말야, 딸꾹, 만약 딴 맘 먹고 녹음 테잎을 공개하면 구청장 모가지는 그 날로 날아간다 이 말씀이야, 딸꾹, 이봐 젊은 친구, 오늘 내가 기분이 왜 좋은지 아나? 낮에 구청장을 만났단 말씀이야. 딸꾹, 왜 약속을 지키지 않느냐고 항의했더니 구청장이 쩔쩔매면서 조만간 꼭 예산을 배정하겠다고 약속하더군, 그래서 기분이 좋은 거야, 딸꾹, 이래도 이 사업이 할 만하다고 생각하지 않나? 장애우 복지사업, 이보다 더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어디 있나? 딸꾹, 안 그런가 젊은 친구,"
"듣고 보니 그럴 듯 하네요. 그런데...."
술이 확 깬 나는 잘하면 한 몫 챙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어떻게 이 사내에게 매달릴까를 연신 궁리하는 중이었다. 그런데 그때였다. 사내가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딸꾹, 이거 너무 많이 마셨군, 그런데 말야, 딸꾹, 자네는 장애우가 아니군, 내 경호원이라면 몰라도 아무 쓸데가 없겠는 걸, 내가 아직 보디가드를 둘 처지는 아니고, 딸꾹, 이거 미안해서 어떡하지, 대신 오늘 술값은 내가 계산함세, 해피한 밤일세 젊은 친구, 안 그런가?"
그러더니 뒤돌아보지도 않고 술값을 계산한 다음 포장마차를 나가버렸다. 허탈해진 나는 나도 모르게 그를 향해 소리쳤다.
"나쁜 놈, 잘 먹고 잘 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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