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야기]엄마, 외로운 거 그만하고 밥먹자
본문
글·그림 장차현실/ 한겨레신문사/ 8,500원
"남편이 없는 집, 오늘 늦으시는게 아니라, 늘 없다"
그녀는, 현재 혼자 산다.
"내래 울 딸이 요렇게 이쁜 줄 몰랐씀메다"
아니다. 둘이 산다. 그녀의 딸과 함께.
"에구, 쯧쯧...엥?!! 쟤 좀 봐라"
그래, 그녀는 장애를 가진 은혜랑 산다.
이 책에는 모녀의 전투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다름"이 곧 "차별"이 되는 우리 사회에서 그녀는 독신모로, 그것도 장애아동의 엄마로 세상과 싸우고 있다. 그녀는 다운증후군을 가진 아이를 낳고 세상에 내쳐질 것을 예감했다. 장애아를 기른다는 것이 끝없는 구덩이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세상에 내세울 남자도 없고, 아빠타령 하는 아이에게도 단호하게 군다. 아이는 또래에게 따돌림을 받고, 이웃들로부터 질타를 받기도 한다. 그런 아이는 엄마에게 강한 집착을 보인다.
얘기가 여기서 그쳤다면 나는 이 책을 구태여 소개하지 않았을 거다.
「엄마, 외로운 거 그만하고 밥먹자」는 재밌다.
만화여서 더 재밌다. 장차현실씨는 자신의 가슴 아린 일상들을 유쾌하고 따스하게 보여준다.
삶의 구덩이에 빠뜨릴 것 같았던 아이의 장애는 키우면서 더 이상 "장애"가 아니었다. 그녀는 아이가 자기의 방식대로 세상에 적응해 가는 것이 기쁘다. 세상에 내세울 남자는 없지만, 눈치볼 남자도 없다는 그녀다. 그리고 정작 집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자기 자신임도 알고 있다.
장차현실씨는 인간으로써, 그리고 여성으로써, 게다가 당당한 엄마로써 살려는 그녀의 모습을 솔직하게 내보인다. 살아가자니 일상으로 파고드는 어쩔 수 없이 아픔까지도...
그녀는 앞으로도, 함께 기뻐하고 아파할 우리와 만나기 위해서, 끊임없이 고민할 것이다. 그리고 독자들은 "본디 사람의 모습"을 찾고 싶다는 그녀의 더욱 솔직하고 인간적인 모습을 기대할 것이다.
글 최희정 기자
Copyright by 함께걸음(http://news.cowalk.or.kr)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