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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학생에 대한 교육, 질적으로도 향상될 수 있길

박 기자의 함께걸음-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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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8월 17일)는 모처럼 국회의원회관 회의실의 푹신한 의자에 앉아 토론회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김영호 국회의원이 주최하고 전국장애인부모연대와 전국특수교사노동조합, 인천장애인교육권연대, 통합교육학부모협의회, 전국특수학교학부모협의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특수교육위원회, 전국특수교육과교수협의회에서 공동으로 주관한 “장애학생 교육현안 및 개선방안 토론회”가 바로 그 자리입니다.
 
의미 있는 토론회 자리였지만, 그날따라 푹신한 의자가 마냥 편하지만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오히려 불편했던 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많은 관심이 필요한 문제이고, 그만큼 현실적으로 문제되는 부분을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까지 대한민국 교육계에서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만5세 아동의 초등학교 취학’입니다. 이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참 어처구니가 없고 한숨부터 나올 정도로 아쉬움이 크면서 왜 ‘이 문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진전이 없는 걸까 생각하게 됩니다. 바로 ‘장애학생에 대한 교육 문제’입니다.
 
김영호 국회의원도 인사말에서부터 대한민국에 전체 특수교육대상 학생이 총 98,154명(일반학교 70,866명으로 72.2%, 특수학교 27,027명으로 27.5%)인데, 지난 7월 29일 교육부 업무보고 중 장애학생을 위한 내용은 특수학교 3곳 증설 이외에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는 것에서 장애학생에 대한 교육 문제가 교육부로부터 얼마나 관심받지 못하고 있는지를 짐작하게 합니다. 
 
비율에서 알 수 있듯 장애학생은 특수학교보다 일반학교에 더 많이 다니고 있는데, 특수학교를 3곳 증설하는 것으로 장애학생에 대한 교육 문제를 다 해결할 수 있는 걸까요? 또 일반학교에 다니는 장애학생에 대한 별다른 문제가 없기 때문에 교육부의 업무보고에 그런 내용이 없는 걸까요?
 
“장애인 교육 정책의 문제점과 개선 과제”를 주제로 발제를 맡은 김기룡 중부대학교 중등특수교육과 교수는 장애인 교육 정책에 대한 그간의 성과를 ① 장애학생에 대한 교육 기회 확대, ② 장애학생을 위한 특수교육 여건 개선이 있습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토론회 말미에 질의응답 시간에 토론회에서 가장 인상적으로 와닿았던 한 참석자의 발언이 두고두고 기억에 남습니다.
 
“우리나라 특수교육이 양적으로는 발전하고 있을지 몰라도 질적으로는 개떡 같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대한민국 교육계에서 특수교육이 계속 발전하고 있다고들 하지만, 정말 어디까지나 ‘양적’이 해당하는 이야기일 뿐, 정말 질적으로 장애학생이 대한민국 헌법 제31조에서 보장하는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가진다”와 “국가는 평생교육을 진흥해야 한다”의 규정을 비장애학생과 동등하게 적용받고 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실제로 요즘은 각 지역마다 ‘특수교육지원청’도 있는 등 장애학생에 대한 지원체계가 계속 발전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특수교육지원청이라고 해서 장애학생을 둔 가정이 필요로 하는 특수학교에 대한 정보, 일반학교 내 특수학급외 다양한 특수교육관련 정보들을 속시원하게 알려주지는 않습니다. 
 
김기룡 교수의 발제에서 장애학생에 대한 교육 정책의 개선 과제를 생애주기별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영유아기, 청소년기, 성인기 등 평생교육을 염원하는 현대사회에서는 꼭 필요한 내용입니다. 정부와 국회에서 이를 얼마나 반영할 수 있을지, 또 시간은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지만, 장애학생이 가진 장애에 대한 충분한 지원을 받으며 비장애학생과 동등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요? 
 
저는 교육현장에서 활동하는 분들의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제가 학교를 다닐 때를 종종 생각하게 됩니다. 저는 장애를 가지게 되었지만 특수학교에 가지 않았고, 그렇다고 일반학교의 특수학급에도 가지 않았습니다. 일반학교 일반학급에서 비장애학생들과 함께 학교생활을 했습니다.
 
‘특수교육’과 함께 종종 언급되는 ‘통합교육’이라는 게 잘 갖춰졌다면, 저도 초등학생 때부터 저의 장애에 맞는 지원을 받으며 통합교육에 녹아들 수 있었을 텐데, 현실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그야말로 ‘말도 안 되는’ 교육환경 속에서 비장애학생들과 경쟁하며 학교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2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분명히 지금도 그렇게 힘들고 어려운 환경에서 학교생활을 하고 있는 장애학생들이 존재할 것입니다. 
 
다가오는 국정감사에서, 그리고 앞으로 국가 차원에서도 장애학생에 대한 교육 실태가 통계 등 눈에 보이는 양적 수치에만 집중하지 않고, 질적으로도 장애학생이 만족하고 배우며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토론회에서 ‘개떡’이라는 용어가 서슴없이 사용될 정도로 장애학생에 대한 교육 질적 수준을 인지하고, 앞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토론회가 되었길 기대합니다.
작성자글과 사진. 박관찬 기자   p306k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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