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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들어갈 권리, 시혜가 아닌 제주의 일상이 되다

도민기자단 / 제주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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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11일부터 16일까지, 제46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가 46회 역사상 최초로 제주에서 열린다. 약 1만 명의 선수와 임원이 제주를 찾을 예정이며, 제주도는 대회 인프라 정비와 편의시설 확충에 1,000억 원을 투입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전국체전보다 앞서 이례적으로 먼저 개최되는 이번 대회를 맞아, 경기장 밖 제주의 자연 속에서도 특별한 공간이 선수단을 기다리고 있다. 바로 고등학생들의 손에서 시작되어 지역사회가 함께 완성해낸 ‘표선 무장애 해수욕장’이다.
 
고등학생이 쏘아 올린 접근성, 마을이 완성한 제주형 복지
 
총면적 약 25만㎡의 표선해수욕장은 수심이 얕고 넓은 백사장을 지녀 무장애 해양레저에 유리한 지리적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곳에 변화의 바람이 분 것은 2022년, 표선고등학교 인권동아리 ‘이끼(교통약자와 이동권을 잇기)’학생들의 접근성 실태조사부터였다. 학생들은 휠체어가 지나갈 수 없는 야자수 매트와 발 씻는 곳의 단차 등을 지적하며 문제의식을 공론화했다. 이후 민간과 지역사회의 유기적인 연계가 이어졌다. 2024년 카카오와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으로 물에 뜨는 수륙양용 해변용 휠체어 2대와 이동식 BF(Barrier-Free) 매트가 도입되었다. 이어 서귀포시장애인종합복지관 등 여러 기관의 협력을 통해 2025년 여름에는 해변용 휠체어 대여가 상설화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는 행정이 일방적으로 조성한 공간이 아니라, 청소년의 문제제기를 바탕으로 민간 기관과 지역사회가 힘을 합쳐 만들어낸 진정한 상향식(Bottom-up) 연계 모델이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배려가 아닌 '권리', 특정인이 아닌 모두를 위한 바다
 
문체부 통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국의 주요 관광지 2,752개소 중 ‘열린관광지’는 162개소로 약 5.9%에 불과한 실정이다. 특히 해수욕장의 경우, 휠체어 접근로를 넘어 실제 바다 입수와 해양레저활동까지 지원하는 곳은 극히 드물다. 무장애 해수욕장은 단순히 장애인을 바다에 ‘데려가 주는’ 착한 봉사나 시혜적 차원의 시설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 이는 UN 장애인권리협약 제30조가 보장하는 문화 생활 및 여가 참여권에 기반한 정당한 ‘권리’의 실현이다. 턱을 낮춘 보도블록이 휠체어 이용자뿐만 아니라 유아차를 끄는 보호자나 노인등 모두에게 편리하듯, 표선의 무장애 환경은 고령자와 영유아 동반가족 등 모든 교통약자의 해변을 넓히는 커브컷 효과(Curb-Cut Effect)를 증명하고 있다.
 
전국장애인체전 맞이 '어댑티브 서핑' 특별 프로그램 운영
 
올해 전국장애인체전 기간에는 표선의 훌륭한 인프라를 활용하여 전국에서 온 선수단과 가족들을 위한 ‘어댑티브 서핑(Adaptive Surfing)’ 프로그램이 특별 운영된다. 유니버셜 서프가 주최하고 표선서핑스쿨이 협력하는 이 프로그램은 장애 유형에 관계없이 누구나 파도를 탈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어댑티브 서핑 프로그램 개요
● 운영 기간 및 장소 : 2026년 9월 체전 기간 중 3일 (1일 1회차) / 표선해수욕장(거점), 이호, 삼양해수욕장
● 참가 대상 및 비용 : 전국장애인체전 참가 선수 및 동반 가족 (지체·발달·시각·청각 등 전 장애유형) / 전액 무료
● 운영 인원 및 지원 : 회차당 6~8명 규모, 참가자 1인당 지도 인력 1:2 이내 밀착 지원
● 진행 흐름 (약 2시간) : 맞이·평가(20분) → 지상 교육(30분) → 파도 타기(60분) → 마무리(10분)
● 안전 및 무장애 환경 : 어댑티브 서핑 전문 메인/보조강사 및 안전요원 배치, 전원 상해보험 가입, BF매트 및 수륙양용 휠체어 구비
● 신청 방법 : 사무국을 통해 배포된 안내문과 QR코드(사전 신청제)를 통해 신청하거나, 유니버셜 서프 김민석 대표(010-8581-2051)에게 직접 연락하여 접수 할 수 있다.
 
수어 설명 지원을 포함해 참가자별 장애 유형과 의사소통 방식에 맞춘 개별 지원 계획이 철저히 수립된다. 이번 체전에서 표선생활체육관이 태권도 경기장으로 지정된 만큼, 많은 방문객이 가까운 표선해수욕장에서 제주의 바다를 장벽 없이 누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지역사회의 연대와 치열한 고민으로 빚어낸 이 아름다운 무장애 공간 사업이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대한민국 해양레저 정책의 새로운 표준으로 굳건히 자리 잡기를 바란다.
 
작성자글. 제주지역 강인철 기자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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