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지나치면 안 될, 유용한 정보와 사람 사는 이야기가 함께 어우러진 <함께걸음>
403호 독자모니터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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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3호 독자모니터링 참여자 정성미
<함께걸음> 403호 독자 모니터링은 정성미 님께서 함께해 주셨습니다. 소중한 의견을 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Q. 반갑습니다. 독자분들을 위해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시각장애인의 점자 교육 관련 기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정성미입니다. 제가 속해있는 기관과 평소에 제가 갖고 있던 생각들이 <함께걸음>이 목표하는 방향성과도 동일하다 느끼고 있고, 제 생각을 전할 기회가 생겨 기쁩니다.
Q. 어떤 계기로 <함께걸음> 독자 모니터링에 참여하시게 되었나요?
A. <함께걸음> 잡지는 점자도서관에 근무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기관에서 구독이 되어 있어서 처음 접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무지했던 장애인 당사자들의 권익과 사회문제에 대해 많은 배움을 줬던 잡지인지라 지금도 꾸준히 읽고 있습니다. 사실 여전히 배우고 있는지라 서툴더라도 솔직하게 모니터링을 통해 나누고 싶습니다.
Q. 이번 호 기획 기사를 어떻게 읽으셨나요?
A. ➀ 선거 때마다 외면받는 장애인, 언제까지 주변에만 머물러야 하나? : 기획 기사 내용 안에서 강조했다시피 장애인 당사자의 특성에 맞는 세심한 고려가 모든 선거 과정에서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것에 크게 공감했습니다. 시각장애인은 장애인 당사자에 따라 저시력, 전맹, 빛 형체 구분 등 영역이 다르며 세 가지만으로 구분할 수 없을 만큼 각자 불편함의 정도가 다릅니다. 시각장애인의 선거공보물이라 하면 점자만 떠올릴 수 있는데, 디지털 파일이나 큰 글자 공보물을 언급해 주신 것이 반가웠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2~3월을 선거공보물 제작으로 참 바쁘게 보냈습니다. 제가 속한 기관뿐 아니라 다른 점자 기관들도 바쁘게 2~3월을 보냈을 것 같습니다. 올바른 선거공보물을 제작하여 투표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은 배려가 아닌 당연한 권리이기에 매번 선거기간이 되면 야근을 하면서도 모두가 집중하여 일하며 그 기간을 지났던 것이 기사를 읽으며 떠올랐습니다.
장애인 후보에게 공평한 환경을 제공하는 일, 올바른 선거공보물을 제작하는 일, 투표소까지 가는 길을 어렵지 않게 하는 일. 하나라도 지켜지지 않으면 건강한 선거가 될 수 없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의 다수인 비장애인의 입장으로만 생각하며 그냥 넘기려고 했던 것들에 대해 다시 한번 세심하게 살펴보고 생각을 전환하는 것부터가 시작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➁ 장애인 개인 예산제, 이대로 괜찮은가: 같은 팀에 근무하고 있는 부장님이 시각장애인이시고, 근로지원인을 고용하고 있으며 어머니는 시각장애인 활동지원사로 근무하고 있기 때문에 해당 사업에 대해 관심은 갖고 있었으나 진행 상황이 어떻게 되는지 자세히 알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함께걸음>에서 구체적으로 다뤄주셔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장애인의 선택권과 자립생활을 위하여 장애인 자신에게 맞는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직접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기획기사에서 다뤄줬듯이 아직 한계가 많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함께걸음>기획 기사를 통해 현행 상황과 모의적용 사업 참여 후의 내용들을 접하게 된 저로서는, 이 제도에 대한 홍보 및 필요하다면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게 될 당사자들에게 안내 교육이 앞으로도 꾸준히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첫 번째로 들었습니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 하더라도 신청 과정과 내용에 대해 이해가 부족하고, 충분한 정보가 없다면 의미가 없을 겁니다. 또한 기획 기사에서 지적했듯 활동지원을 받지 않는 경증장애인이 소외될 수 있는 우려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했습니다. 이 밖에도 활용 범위 및 금액 제한에서 오는 문제들도 무시할 수 없겠습니다. 그러나 장애인 개인 예산제 사업 도입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무시하지 않고 보완, 검증을 균형 있게 계속해 나간다면 사업 제도의 본래 취지가 퇴색되는 일이 줄어들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Q. <함께걸음> 5,6월호의 표지에 대한 감상을 말씀해 주신다면요?
A. 텅 비어 있는 지갑 속과 혼란스럽게 널브러져 있는 서류들이 현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고 장애인 개인예산제에 대한 주제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표지라고 생각했습니다.
Q. 이번 호에서 가장 흥미롭게 읽은 기사는 무엇인가요? 어떤 점이 재미있었나요?
A. 인권 분야의 장애 청년의 목소리라는 기사를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점자도서관에 근무하며 ‘장애인식개선’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한 바 있습니다. 초기에 ‘장애인식개선’으로 프로그램명을 정했다가 시각장애인 당사자에게 ‘인식 개선’보다는 ‘이해 공감’이라는 말이 더 따뜻하게 와닿는다는 의견을 들었습니다. 인식이라는 단어는 분별하고 판단한다는 뜻인데, 우리가 한 사람을 알아갈 때는 머리로 판단하기보다는 그 사람에 대한 삶의 방식에 대한 존중과 공감이 중요할 것이라 했습니다. 그때부터 ‘장애이해공감’ 으로 프로그램명을 바꾸어서 진행했습니다. 기사를 읽으며 프로그램 이름을 바꾸면서 들었던 생각과 감정들이 되살아났습니다.
‘장애이해공감’ 강사로는 비장애인, 시각장애인, 시청각장애인 여러 강사 선생님들이 프로그램을 진행해 주셨습니다만 장애인 당사자가 강사가 되어 강의를 진행했을 때 참가자의 반응이 가장 적극적이었고 마음의 문도 훨씬 더 빨리 열었습니다. 진정성으로 사람들의 마음의 문을 열어주시는 장애인 강사님들이 더욱 활발히 활동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소보사 대안학교의 기사도 기억에 남습니다. 저는 시청각장애인의 교육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면서 일 년 전부터 수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농인을 직접 만나서 소통한 적은 수어 선생님으로서 만나본 일이나 코다이신 수어 선생님께 전해 들은 것 말고는 없습니다. 그래서 생활 전반과 교육에 대한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시각장애 학생들의 경우 제때 지급되지 않는 대체교과서와 문제 취지에 맞지 않거나 과도한 그림 설명과 이해가 어려운 점형 그림, 글씨 확대 편집 없이 비율만 확대된 확대교과서 등으로 인한 학습의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저도 시각장애 아동을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서 점자를 교육하고 있는데요, 충분한 잠재력이 있으나 주변에서 다그치거나 환경이 도와주지 않으므로 트라우마가 생겨서 두려움을 느끼는 학생들, 그런 자녀를 지켜보면서 걱정으로 조급해하는 부모님들 마주하게 되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점자교육과정의 체계화와 장애 특성을 고려한 대체 자료들의 제작과 시기에 맞는 지급, 장애인 학생들이 선택하여 다닐 수 있을 만큼 점자교육기관들이 보편화된다면 이러한 안타까움은 줄어들 수 있겠지요. 소보사 대안학교의 이야기를 읽으며 장애학생들이 마음 놓고 하고 싶은 만큼 공부할 수 있도록 대안과 환경을 만들어 주는 둥지 역할을 하는 기관들이 늘어나기를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방식은 다르나 같은 꿈을 꾸는 분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듣는 것이 재밌고, 힘이 됨을 느꼈습니다.
Q. 다음 호에서는 어떤 점이 조금 더 개선되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나요?
A. 개선점이라기보다는, ‘지금처럼’을 유지해 주신다면 제게는 더없이 고맙겠습니다. 지금처럼 제가 일상을 살아가면서 주의 깊게 접하기 어려운 장애인 정책에 관한 정보와 인물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계속해서 접하고 싶습니다. 한편으로는 현재 보이스아이 코드가 제공되고 있긴 하지만, 비장애인과 시각장애인이 함께 읽을 수 있는 점묵자혼용 잡지로도 나오게 된다면, 이라는 상상을 해본 적 있습니다.
Q. 주변에 <함께걸음>을 추천해주고 싶은 사람이 있나요?
A. 저는 이미 주변 지인들에게 추천하고 있습니다. 사회에서 그냥 지나치면 안 될, 유익하나 소외된 정보와 사람 사는 이야기가 함께 어우러진 <함께걸음>을 만나는 사람마다 모두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7,8월호 독자모니터링 참여문의: 070-8672-8680
작성자글. 정성미 / 편집. 김영연 기자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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