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비추는 공감의 창구, <함께걸음>의 앞으로를 기대하며
405호 독자모니터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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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5호 독자모니터링 참여자 조유진 님
<함께걸음> 405호 독자 모니터링은 조유진 님께서 함께해 주셨습니다. 소중한 의견을 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Q. 반갑습니다. 독자분들을 위해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마포정신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정신장애인의 권익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조유진입니다. 이전에는 대학 언론인으로 활동했고, 심리사회적 장애인의 권리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함께걸음의 기사들은 장애 인권을 당사자 중심의 시각으로 다루고 있어 공감하며 읽고 있습니다. 특히 변화하는 정책과 사회적 사각지대에 놓인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접할 수 있어 큰 의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독자로서 함께걸음과 함께할 기회를 얻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Q. <함게걸음>을 언제부터 읽고 계시나요? 그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A. 대학에 입학한 2020년에 처음 함께걸음을 접했습니다. 장애인 이동권과 탈시설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던 시점인 만큼 장애인 인권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때이기도 합니다. 특히 당사자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언론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있던 차에 함께걸음을 만나게 됐습니다.
2023년부터 마포정신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 근무하게 되면서 심리사회적장애인의 이야기를 다루는 여러 매체의 기사들을 접하게 되었고, 함께걸음도 그중 하나였습니다. 특히 사법입원제 논의가 한창일 당시 함께걸음에서 발행된 기사를 읽으며 상당 부분 공감했고, 다양한 시선을 제시하고 독자의 의견을 묻는 방식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함께걸음의 독자가 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이번 호 기획 기사를 어떻게 읽으셨나요?
A. 이번 호에는 ‘중증장애인의 노동권과 보호작업장’, 그리고 ‘22대 장애인 비례대표 김예지 의원 인터뷰’를 주제로 한 두 가지 기획 기사가 실렸습니다.
· 장애인 보호작업장과 노동권 보장, 새로운 대안이 필요한 시점
중증장애인의 보호작업장 문제는 저 또한 장애인의 고용과 노동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터라 깊이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장애인에게 일자리는 단순한 생계 수단을 넘어, 사회 구성원으로 소통하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꾸려나가는 자립의 가치를 실현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장애인을 노동자로 대우하며 설립된 리드릭의 의의는 존중받고 지켜져야 할 것입니다.
한편, 기사를 통해 직업재활시설의 한계에 대해서도 다시금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사회복지시설로서 보조금을 받는 책무성과 수익 사업의 전문 경영 요구가 공존하는 구조는 조직 내 정체성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또한 직원들의 희생에 의존하는 운영 방식은 시설의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유지를 저해하는 요인이 될 것입니다.
보호작업장이 역사적 소명을 다했을 수 있다는 지적 역시 주목할 만합니다. 일각에서는 보호작업장의 선훈련-후배치 방식보다 지원고용 방식인 선배치-후훈련 방식이 더 선호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러한 논의 속에서 보호작업장 폐쇄와 같은 급진적인 전환까지도 검토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변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장애인 노동권 보장’이라는 원칙을 지키는 것입니다. 장애인의 욕구에 맞춰 그들이 노동자로서 존중받으며,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일할 수 있는 대안적 방안이 고안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장애 당사자의 목소리로 국회에 울림을 더하다
장애인의 권리를 대표하며 동분서주하는 김예지 의원의 소식을 기사를 통해 접하며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장애를 가진 의원이 비례대표로 재선에 성공했다는 소식은 저에게도 큰 기쁨이자 희망으로 다가왔습니다. 장애 당사자로서 장애계의 다양한 문제에 목소리를 내고, 수많은 법안을 발의하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김 의원의 행보는 매우 인상적입니다.
무엇보다, 당사자 관점에서 권리 중심의 법안을 발의하는 국회의원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많은 당사자들에게 위로와 힘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특히, 제가 몸담고 있는 정신장애인 자립생활센터의 활동과도 맞닿아 있는 김 의원의 최근 발의안인 ‘격리 및 강박 금지 법안’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당사자가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이라는 가치를 중심에 둔 이 법안은 의료적 관점에만 치우치지 않은 혁신적이고 도전적인 시도로 보입니다. 그러한 점에서 김 의원이 앞으로도 본인의 사명을 이루며 본질을 잃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더 나아가, 국회 안에 김 의원처럼 장애 당사자와 다양한 소수자들이 더 많이 진출하여 그들의 뜻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를 기대합니다.
Q. 이번 호에서 가장 흥미롭게 읽은 기사는 무엇인가요? 이유가 무엇인가요?
A. 이번 호에서는 정신의료기관의 격리와 강박 문제를 다룬 기사를 특히 인상 깊게 읽었습니다. 기사에서는 현재 의료계의 부족한 인식을 비판하며, 당사자의 권리를 위한 대안적 방법을 제시해 당사자의 인권을 재조명했습니다.
잇따른 격리·강박 사망 사건은 단순한 의료 사고가 아니라 정신의료 시스템 전반에 걸친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 사례로 보입니다. 이러한 사건들을 보며, 당사자가 “저는 병원에 입원하는 게 제일 싫어요”라고 말하는 이유를 간접적으로나마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기사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WHO의 ‘Quality Rights’에서는 이미 격리와 강박을 폭력이자 학대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를 여전히 치료 기술이라 주장하는 국내 의료계의 태도는 큰 무력감을 안겨줍니다.
기사에서 제안한 대안들은 현실적이고 설득력이 있습니다. 당사자들에게 강박은 정신의료기관에 대한 깊은 트라우마로 남습니다. 몇 년에서 수십 년 전의 경험이라 해도, 그 당시의 고통과 공포는 여전히 실존적 위협으로 존재합니다. 그렇기에 기사에서 제안한 강박의 금지와 안전한 격리는 치료 환경을 보다 인권친화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첫걸음이라 생각됩니다. 특히 “입원 경험이 공포와 굴욕이라면, 당사자들이 입원을 거부하는 것은 병식이 없는 게 아니라 합리적 선택 아닌가?”라는 문장은 정신과 치료의 본질을 다시금 되묻게 합니다. 치료진과 의료 시스템이 환자를 이해하고 존중하기보다 통제하고 순응시키는 데 주안점을 둔다면, 병원은 더 이상 치료의 공간으로 기능할 수 없습니다.
이 기사를 읽으며, 의료진을 포함한 사회가 심리사회적 장애인을 단순히 ‘폭력적이고 위험한 존재’로 여기는 시선을 바꿔야 한다는 점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e-CPR, 오픈다이얼로그, 동료지원 등 다양한 대안적 방법이 존재하는 만큼, 이제는 진정으로 당사자의 회복에 초점을 맞춘 접근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모든 환자가 ‘가고 싶은 병원’에서 존중받고 인간다운 대우를 받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Q. 올해 <함께걸음>에서는 여러가지 변화를 시도해 보았습니다. 이에 대해 자유로운 의견과 평가를 부탁드립니다.
A.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 전달하려는 함께걸음의 변화는 매우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장애 당사자의 작품과 의견을 담아내는 다양한 창구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 바람직하게 느껴졌습니다. 대학생 기자들의 기사도 인상 깊었습니다. 이를 통해 청년 세대가 바라보는 장애 이슈와 앞으로의 사회적 변화 방향을 고민해 볼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알기 쉬운 정보’ 코너도 눈에 띄는 부분이었습니다. 기사의 다양한 기능 중 정보 전달은 그 자체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 코너는 장애 당사자가 받을 수 있는 지원과 서비스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이 필요한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특히, 서비스별 분류를 도표로 제공한 점은 접근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합니다.
함께걸음이 사회의 다양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뿐 아니라,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이 필요한 서비스와 지원을 명확히 알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Q. 다음 호에서는 어떤 점이 개선되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나요?
A. 이번 호에서는 다양한 이야기가 다뤄져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사회 문제에 대한 적절한 문제 제기와 함께, 정말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저도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이 많아 반성하며 읽은 부분들도 존재합니다. CRPS에 대한 이야기, 장애인의 여행, 대중문화예술 속 장애 예술인에 대한 기사가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또한,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인권센터 김아람 간사의 이야기는 현직자로서 깊이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렇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중요한 이야기들, 그리고 시민으로서 알아야 할 소식들을 많이 다뤄주시길 바랍니다. ‘좋았다’는 말을 길게 풀어 쓴 것 같지만, 말 그대로 함께걸음이 앞으로도 소수자의 삶을 조망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중요한 창구로 자리 잡아 주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Q. 주변에 <함께걸음>을 추천하고 싶은 사람이 있나요?
A. 우리 사회를 살아가는 시민이라면 함께걸음을 한 번쯤 꼭 접해봤으면 좋겠습니다. 기존의 언론이 주로 주류 사회의 목소리를 담아왔다면, 함께걸음은 비주류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새로운 시각과 이해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민주 시민으로서 우리는 더 나은 변화를 고민하고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역사는 쓰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기록된다"는 말처럼, 사회 역시 누구의 시각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함께걸음은 이러한 맥락에서 약자의 권리에 초점을 맞추며, 우리 사회가 놓치고 있는 중요한 목소리들을 들려주는 소중한 창구입니다. 함께걸음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11,12월호 독자모니터링 참여 문의 : ☎ 070-8672-8680
작성자글. 조유진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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