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내 CCTV 설치,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1,12월호 이슈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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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와 관련된 많은 제도와 정책이 올바른 방향으로 발전되기 위해서는 대중들의 인식과 견해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함께걸음>에서 운영하는 ‘이슈광장’은 매 짝수월 중순에 ‘캠페인즈’ 플랫폼에서 장애 관련 이슈를 제기, 질문을 던지며 약 20일간 투표 및 댓글을 통해 대중들의 의견을 청취한다.
이슈광장의 여섯 번째 주제는 교실 내 CCTV 설치에 관한 내용이다.
지난해 학부모가 특수교사의 아동학대가 의심되어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학생의 가방에 녹음기를 넣는 등 특수학급에서 발생하는 장애아동에 대한 피해들이 보도되면서 장애인 부모들 사이에서는 교실 내 CCTV 설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의사표현이 어려운 중증 발달장애인이 다니는 학급에 대해서는 CCTV 설치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최근 대구의 한 특수학교에서 교사와 사회복무요원들이 장애 학생을 폭행한 사건에서는 교내에 설치된 CCTV를 통해 아동학대 정황이 인정되고 분리 조치 및 수사가 이루어진 바 있어 그 요구가 강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특수학급 등 장애 학생이 있는 교실에만 CCTV를 설치하는 것은 장애인에 대한 낙인 및 지나치게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 인식될 우려가 있고 특수교사의 소극적 개입을 야기할 수 있다는 문제 제기도 있다. 따라서 장애 학생이 있는 교실에만 CCTV를 설치하는 것은 장애인에 대한 차별을 조장하는 행위이므로 설치할 것이라면 모든 학급에 CCTV를 설치해야 한다는 입장도 존재한다.
최근 학생들끼리의 폭력은 물론 학생과 교사 사이에서 발생하는 인권침해의 수위가 높아짐에 따라 특수학급뿐 아니라 일반학급 내에서도 최소한의 보호장치로써 CCTV 설치가 의무화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이전에는 CCTV 설치를 반대했던 교사들도 최근에는 교권보호를 위해 설치를 의무화해달라는 청원을 제기하기도 하며 최근에는 아동학대 신고에 대응하기 위해 CCTV를 넘어 바디캠을 교사가 소지하는 것도 고려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반면, 교실 내 CCTV 설치를 반대하는 이들은 교육 현장의 자율성을 저해하는 문제와 사생활을 심각하게 침해할 위험성을 제기한다. 특히 CCTV를 설치해도 교실의 모든 공간을 비추는 것이 아니므로 CCTV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이 완전한 교실 내 구성원을 보호하는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이며 오히려 CCTV 설치로 시시비비를 따지는 것은 교육의 본질을 훼손할 여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함께걸음>에서는 교실 내 CCTV를 장애 학생 인권보호를 명목으로 장애 학생이 있는 교실에만 설치하는 것이 좋을지, 아니면 장애 구분 없이 모든 교실에 설치하는 것이 좋을지, 또는 모든 교실에 설치하지 않는 것이 적절할지에 대한 대중들의 의견을 청취해 보고자 했다.
2024년 10월 28일부터 11월 17일까지 투표 및 토론을 진행한 결과, ‘장애 학생들이 있는 교실에만 CCTV를 설치해야 한다’는 입장이 4.5%,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이 있는 모든 교실에 CCTV를 설치하자’는 입장이 67.4%, ‘모든 교실 내 CCTV 설치에 반대’하는 입장이 28.1%로 집계되었다.
장애 학생들이 있는 교실에만 CCTV를 설치하자는 의견은 전체 응답자 중 5% 미만으로 매우 적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해당 의견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를 남긴 대중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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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장애 구분 없이 모든 교실에 CCTV를 설치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 대중들은 대체로 학교폭력과 안전사고는 장애 유무와 상관없이 모든 곳에서 일어날 수 있으므로 교실 내 안전한 환경 조성을 위해 CCTV 설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었으며 상세 내용은 아래와 같다.
goodbookkr : 장애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CCTV를 설치하는 것은 필요할 수 있지만, 특정 학생들만 타겟이 되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기도 해요. 모든 학생이 안전하게 교육받을 권리가 있으니까, 장애 유무에 관계 없이 모든 교실에 CCTV를 설치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교육의 자율성과 사생활 침해도 중요한 문제라 CCTV 설치를 반대하는 의견도 이해해요. 결국, 학교 내에서의 신뢰와 안전을동시에 지키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아요! 모두가 평등하게 존중받는 환경이 되길 바랍니다.
박민찬 : 장애와 비장애를 분리한 채 학생과 교사의 관계와 오늘날 학교의 모습을 제대로 바라보았으면 합니다. 모두 저마다의 고충이 있겠지만, 어느 순간부터 학생과 교사가 인간과 인간으로 만나지 못하고 점원과 손님으로 만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경제 성장의 산물인 자본주의 사회에서 길러진 학생들은 자신을 소비주체로 인식하기 시작했고(하류지향: 우치다 타츠루) 인간적인 덕성이나 태도, 자세 같은 삶의 본질에 가까운 것에 대해서는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까 말한 소비주체라는 말을 이어보면, 학교나 교사의 서비스가 불만족스러울 때 민원을 넣거나 치맛바람이 불게 하는 등 교육에 저항하는데, 이처럼 인간과 인간으로 만나지 못하게 하는 현행 교육체제를 바로 잡지 않는 이상 부득이하게 CCTV를 설치해 감시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물론 학생과 교사가 서로 존중하고 좋은 관계를 맺으면 좋겠지만, 인적자원만을 길러내고자 하는 입시제도 안에서는 유토피아 같은 얘기겠지요.
김현숙 : 어린이집 교실에도 설치되어있는 CCTV는 모든 학생들이 생활하는 교실 내 설치도 의무화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교폭력, 안전사고, 학대 등의 사고는 장애와 비장애 학생 모두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며 선생님들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사고들이기도 합니다. 이에 교실 내 CCTV 설치는 의무화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알렉스 : 교실 내 CCTV 설치는 학생들이 학습에 집중할 수 있는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는 데 꼭 필요한 장치입니다. 미숙한 학생들은 예상치 못한 안전사고, 절도, 갈등 상황에 쉽게 노출될 수 있어 보호가 필요합니다. CCTV는 이러한 위험 상황을 사전에 예방하고, 사고 발생 시 정확한 사실 확인을 통해 갈등을 신속히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또한, 학생 스스로 규칙을 지키는 자율성을 키우는 계기가 될 수 있어 교육적으로도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됩니다.
느린걸음 : 교실 내 CCTV 설치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교권을 이야기하는데 현실은 선생님에게도 안전한 학교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학생, 선생님 모두를 위해 설치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이김예은 : 모두가 안전했으면 합니다. 몸도 마음도요. 초등학생 때 6개월 동안 ADHD인 짝꿍과 함께 했었습니다. 일반학급에 있었지만, 때때로 증상이 심하게 나타났던 친구였습니다. 그때 같은 반 학우들이 이 친구를 심하게 따돌리고, 자기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점을 얕잡아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어요. 그걸 제대로 막지 못하고 방과 후에야 선생님께 제 시선에서의 상황을 전달할 수밖에 없었어요. 피해를 입은 친구도 안타깝지만 주변에서 함부로 끼어들지 못한 채 어안벙벙히 있는 학우들도 마음을 많이 다쳤어요. 이런 일례 외에도 학급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일에 객관적인 상황 판단을 위해 CCTV 설치가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한편, 모든 교실 내 CCTV 설치를 반대하는 대중들은 사생활 침해 등 윤리적 문제를 우려하였으며 CCTV가 설치된다 하더라도 학교폭력 등 교실 내에서 발생하는 사건 사고를 해결하는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음을 지적하였다. 그러면서 CCTV 설치 이전에 경쟁 위주가 아닌 존중하는 학급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이 더 중요함을 강조하였고 상세 내용은 아래와 같다.
김성태 : CCTV 설치는 특정한 안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일 수 있지만, 동시에 사생활 침해라는 중요한 윤리적 문제를 수반합니다. 특히 중증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 의사소통의 어려움으로 인해 그들의 의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채 결정이 이루어질 위험이 있습니다. 이러한 결정은 당사자의 삶과 권리에 큰 영향을 미치기에 더욱 신중히 접근해야 합니다. 따라서 CCTV 설치를 고려할 때는 전문가와 가족, 권리 옹호자 등 다양한 관계자가 참여하는 충분한 논의가 필수적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CCTV가 과연 최선의 해결책인지, 대안은 없는지 면밀히 검토하고, 만약 설치를 결정한다 하더라도 상황 변화에 따라 설치를 철회할 수 있는 유연한 절차가 필요합니다.
더불어 설치 목적이 달성되었거나 상황이 변하면 설치를 철회할 수 있도록 정기적인 모니터링 체계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렇게 하면 단순한 감시나 통제를 넘어, 당사자의 존엄과 권리가 존중되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은 : CCTV 설치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현재 발생하는 대립된 의견을 가진 이슈들의 원인으로, 장애학급이든 비장애학급이든 어디에서든지 '인권'과 '학대'를 악의적으로 사용하거나 혹은 매우 과민하게 사용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서로 인권과 권리라는 명분 아래 서로 충돌하고 있는 상황에서 CCTV 설치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억울한 사례, 사각지대가 나온다는 것은 방지하기 위한 해결 방법일 텐데 이는 신고를 받고 1차적 판단을 하는 역할군이 매우 비상식적이고 비인간적인 결정을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기관의 장이나 설치기관의 의사결정, 인권센터 등) 억울하게 조명된 이슈들을 보면 범국민적으로 왜 그렇게 결정되었고, 신고되었고 등의 공감과 분노를 볼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CCTV를 설치한다 한들 문제는 계속 발생할 것입니다.
tim2009 : 현재로서는 CCTV 설치가 아니라, 지나친 입시 위주 교육으로 인성교육 등의 부재가 문제인 것 같네요. CCTV 설치는 잘못하면 중국의 학교들과 마찬가지로 오히려 너무 감시적인 환경이 되지 않을까 우려할 수밖에 없는 사항입니다.
rlaehdgusa : 전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장애인도 동등하게 비장애인처럼 키워야 하고 개인의 신상 보장성이 떨어집니다. 그 대신 일주일에 한 번씩은 부모와 면담 진행을 통해 아이의 상태 확인할 수 있게끔 해야 해요.
골이따분 : 삶은 그렇게 명료하지 않습니다. 득과 실, 선과 악을 칼로 무 베듯 구분할 수 없는 것이 세상의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로를 경쟁자로 여기는 것이 아닌 동등한 인간으로 여기며 존중하는 것, 교육 현장에 필요한 것이 있다면 이런 것들에 대한 감수성일 것 같습니다. 편리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제도와 기술만 도입하게 된다면 우리가 예전 갖고 있던 능력마저 기술에 의존하며 서서히 잃어갈 겁니다. 잘못 끼운 첫 단추는 보지 않은 채 그로 인해 벌어지는 오류들만 급급하게 해결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도란 : 장애 여부와 관계없이 일상의 많은 시간을 보내는 생활 현장에 CCTV가 있다는 데 거부감을 느낍니다. 내가 찍힌 데이터가 어떻게 보관되고 어떻게 활용될지에 대한 신뢰가 없어서요. 원하지 않는 방향 또는 범위로 활용될 때 막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 웹툰 작가 주호민 씨 사건 이후에 이런 논의가 다시 나온 것 같은데요. 교실에 CCTV를 설치하는 걸로 모든 문제가 해결될까요? 형량을 높이는 것만으로 특정 범죄가 사라지지 않듯이 CCTV 설치로 문제가 해결될 것 같지 않습니다. 감시와 처벌의 방식을 넘어서 장애 학생도 학교에서 함께 생활할 수 있는 방안들을 같이 논의하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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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내 CCTV를 설치하는 이슈에 대해 대중들의 의견을 청취한 결과, 찬성과 반대 측 모두 공통적으로 현재의 교육 현장이 학생들에게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공간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교육 현장이 갈등을 기록하고 판단하는 공간인지, 신뢰와 이해 속에서 함께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할지 충분한 논의가 필요한 때다.
또한 다양한 대중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장을 마련하였으나 해당 이슈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장애 학생의 구체적인 생각과 이야기를 듣는 데에는 한계가 나타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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